조던 피터슨, <의미의 지도>에 대한 코멘트: <12가지 인생의 법칙> 한국어판 출간에 부쳐

Comment 2018. 11. 3. 15:17
조던 피터슨(Jordan B. Peterson)의 베스트셀러 자기계발서 <12가지 인생의 법칙: 혼돈의 해독제>(_12 Rules for Life: An Antidote to Chaos_, 2018)가 원서 출간 후 10개월만에 국역출판되었다. 한국에선 이전부터 피터슨이 북미의 대표적인 안티페미니즘 셀럽으로 수용되어 왔으며--그의 영상 및 스크린샷을 통한 번역소개는 이미 꽤 널리 퍼져있다--그에 따라 안티페미니즘·남성성·북미지식인(?)에 목말라 있던 일부 독자층과 보수언론에서는 적지 않은 기대를 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1/03/2018110300106.html 및 https://www.aladin.co.kr/m/mproduct.aspx?ItemId=172152642). 오세라비가 보여주었듯 안티페미니즘 계열 저자들에 대한 출판시장의 수요는 이미 일정 부분 있는데다가 한국의 많은 독자들은 "아마존 베스트셀러"라면 일단 믿고 사보기 때문에, 비록 한국에서 이러한 '정신 똑바로 차려라!'식의 자기계발서 유행은 몇 년 전에 사그러들긴 했지만, 번역출판사가 손해를 볼 일은 별로 없으리라 생각된다.

나의 의문은 다음과 같다. 광고문구에서 '세계적인 지식인'·'우리 시대의 사상가'처럼 소개되는 조던 피터슨은 실제로 얼마나 진지하게 읽을만한 저자일까? 안티페미니스트의 대표로 불리지만 실제로 읽어보면 매우 괜찮고 지적으로 존중할만한 저자도 있을 수 있고, 페미니스트 독서시장에서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지만 막상 실제로 보면 별 내용이 없는 저자도 있을 수 있다. 북미의 대중독자라고 해서 딱히 한국의 대중독자보다 더 신뢰할만한 감식안을 가진다는 증거 따위는 없으며, 어떠한 저자가 한국 시장에서 소개·수용되는 방식과 그 저자가 속한 보다 전문적이고 진지한 지적 세계에서의 실제 위상·평가가 결코 동일하지 않다는 걸 특히 나와 같은 외국문학 전공자들은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다. 신뢰할 수 있는 수준높은 리뷰문화가 부재한 환경에서, 출판사 광고문구야 말할 것도 없고, 그다지 지적이지 않은 언론리뷰 몇 건, 그보다 결코 더 낫지않은 한국의 이른바 사회지도층·명사들의 평가·추천사를 통해 해외 저자의 사유를 이해하고 평가하기란 무척 어렵다. 특히 피터슨처럼 관련 분야에서 신뢰할만한 전문가를 찾기 힘든 경우라면 따라서 어쩔 수 없이 한국에 소개되지 않은 책을 직접 읽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조던 피터슨이 1999년에 출간한 좀 더 진지한 저작, 출판사 소개문구에 따르면 "종교심리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 명저"로서 "이제는 고전이 된 책"이라는 <의미의 지도: 믿음의 고고학>(_Maps of Meaning: The Architecture of Belief_)을 간략히 훑어보기로 했다. 조금 두꺼운 이 책의 서언(Preface)의 말미에서 피터슨은 친절하게도 자신이 각 챕터의 앞부분마다 요점을 정리해놓았으니 그것만 읽어도 전체적인 책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고 써놓았고 나는 그를 신뢰하기로 했다. 다음은 서언, 챕터별 요약, 결론, 주석(*주석과 참고문헌을 훑어보는 건 시간이 없을 때 연구서의 성격을 빠르게 파악하는 방법 중 하나다)을 읽고 몇 가지 특징을 주관적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1. 조던 피터슨은 절대로 우리가 생각하는 통상적인 의미의, 그러니까 경험적 과학에 기초해서 연구하는 그런 심리학자가 아니다. 그에게 가장 중요한 영향력을 준 저자는 다름아닌 칼 구스타프 융(C. G. Jung)으로, 집단무의식과 신화학적 관점이 <의미의 지도> 전체 사고를 형성하고 있다. 실제로 텍스트 전체에서 가장 일관되게 인용되는 사람들은 융(및 노이만 같은 그의 제자들), 니체, 미르체아 엘리아데, (20세기 중반 영문학연구에서 신화 비평으로 유명한) 노스롭 프라이 등이다. 나는 심리학 전공자가 아니라서 이런 책이 심리학계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짐작하기 힘든데, 내게 익숙한 사상·문학 쪽에서 보자면 피터슨의 1999년 저작은 20세기 초반에서 1960-70년대 정도까지 통용되었을 관점으로 집필되어 있다.

2. Preface를 읽어보면, 청교도/개신교 문헌에 대한 최소한의 감각이 있으면 바로 알아차릴 수 있지만, 딱 개신교의 회심(Conversion)·거듭남, 변화(transformation) 내러티브에 입각해 있다. 서언과 결론(Conclusion)에서 저자 스스로 밝히는 내용을 정리해보면, 1962년 생인 저자는 어릴 적부터 핵전쟁에 대한 종말론적 두려움을 가진 사람이었고(특정 시기에는 멸망에 대한 악몽을 계속 꿀 정도였다), 보수적 개신교 가정에서 자라다가 교회를 버렸다. 청소년기에는 나름 대학에서 정치학 전공하면서 캐나다 신민주당(NDP)을 지지하는 좌파적 운동도 해보지만 조지 오웰을 읽고 하면서 다시 또 그만둔다. 이후 대학원에서는 심리학을 전공으로 죄수들을 관찰하거나 등을 하면서 인간의 파괴적 본성(?)이야말로 세계의 현실(real)이라는 인식을 갖게 되었는데, 정신적 방황 중에 융의 책을 읽으면서 일종의 개안(!)을 한다. 결론에서 이야기하듯 이후 (다소 자기식으로 해석한) 예수와 복음은 그의 정신적 토대 중 하나가 되었다. 불신·무의미·좌파적인 삶에서 종교와 신화, 복음으로 되돌아오는 전형적인 개신교 내러티브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별개로 남성다운 삶과 그에 부합하는 상징을 계속해서 제시하고 또 강한 남자가 되기를 요구하는 저자가 정작 Preface 등에서 자신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자신의 취약한 남성성과 육체--마르고, 체구도 작고, 힘도 없는--에 대한 열등감을 곳곳에서 토로하는 건 무척 재미있는 지점이다.

3. 책에서 그가 설명하는 전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세계의 근본에는 '혼돈'(Chaos;=nature, unexplored=the Great Mother) 대 '질서'(Order; =culture, explored=the Great Father)의 긴장어린 공존관계가 있다. 이 두 가지 항과 함께 중요한 제3항이 양자를 오가며 매개하는(mediate) 존재인 원형적 개인(the archetypal individual, =the Divine Son, Jesus)이다. 즉 위대한 아버지=(질서와 확실성을 상징하는)문명과 위대한 어머니=(파괴적이고 창조적이며 불확실한)자연과 양자 사이에 있는 인간 개인의 세 항으로 이루어진 상징적 체계가 곧 세계 원리의 표현으로 제시된다. 피터슨은 여기서 인간·세계이 완전히 혼돈에 장악되어도 망하고, 반대로 질서에 너무 길들여져서 혼돈을 제대로 대면할 수 없게 되어도 망한다는 논리를 전개한다. 파시즘과 전체주의, 데카당스는 혼돈을 대면할 수 없는 인간이 질서에 강박적이 되어 다른 걸 용납하지 못한다거나 만사를 포기하거나 할 때 나타나는 유형으로 제시된다. 이런 세계에서 인간이 선택해야 하는 올바른 길은 세계의 도덕적 질서를 존중하되 자신이 알 수 없는 혼란들이 계속 침투한다는 걸 인정하고 대신 개인적인 이해(Personal·Individual Interest; 단 interest가 정확히 어떤 함의까지 담고 있는지는 다소 불분명하다)에 집중해서 사는 길이다. <12가지 인생의 법칙>도 그 부제 "혼돈의 해독제"에서 볼 수 있듯 이러한 관점의 연장선에 있는듯 보인다.

2) 위의 3항 구도에서 바로 알아차릴 수 있듯 조던 피터슨의 세계관은 기본적으로 기독교 변종과 신화학의 기묘한 조합이다(저자는 기독교 철학의 근본적인 뿌리가 그노시스주의에 기초한다고 주장한다). 책 후반부에 가면 연금술(...) 이야기가 한참 나오는 부분도 있고, 세계를 파괴하면서도 창조시키는 혼돈의 용("dragon of chaos", 이런 신화학에서 그렇듯 종종 여성, 어머니랑 동일시되는)에 대한 언급도 엄청나게 자주 나온다. 사회의 혼돈과 무질서는 이런 용이 돌아와서 준동을 부리는 걸로 묘사되고, 용을 막아내는 게 인간문명과 도덕적 질서를 지키는 일이다--이때 인간은 자연스럽게 "기사"(Knight)로 표상된다. 피터슨은 이런 상징적 설명틀이 여러 사회적 변화를 설명할 수 있는 기본적인 논리라고 믿는다. 물론 (도스토예프스키가 종종 인용되는 데서 알아차릴 수 있듯) 인간은 예수와 복음을 따라 올바른 개인의 삶을 살아야 한다.

3) 이런 책에서 흔히 그러하듯 문명의 역사가 중요한데, 피터슨에게 역사는 당연히 신화학적·유사기독교적 구도를 토대로 하는 걸로 설명된다. <의미의 지도>는 종종 전체주의나 각종 학살의 이유를 탐구하여 제시했다는 식으로 소개되곤 한다. 그러한 소개문구에서는 더 설명하지 않는 사실을 지적하자면, 피터슨이 그런 세계의 재앙·학살·사상을 설명할 때 그가 채택하는 논리는 바로 위에서 든 바와 같이 혼돈과 질서의 신화적인 대결인 것이다(...). 피터슨은 생물학적·신경심리학 연구가 바로 그러한 신화적인 역사를 '과학적으로' 뒷받침하는(!) 근거라고 주장한다--인간의 생물학적 결정론이 인간과 세계의 운명이 신화적인 틀에 따라서 움직인다는 예측을 정당화한다는 것이다(!!)--이건 내가 멋대로 요약한 게 아니라 결론 장에서 저자 본인이 "아버지께 드리는 편지"라는 형식으로 자신의 기본 전제를 적어놓은 걸 옮긴 내용에 불과하다. 간단히 말해, 피터슨에게 인간의 역사는 (기독교와 연금술, 각종 신비주의, 전통신화 등이 뒤섞인) 신화고 생물학·심리학은 그걸 보여주는 학문이다!

4) 상당히 자기식대로 변형된, 또 신화학적으로 해석한 버전이긴 하지만 기독교는 피터슨에게 엄청 중요하다. 그는 기본적으로 20세기 후반부터 극우파로 급진화한 미국 복음주의자들·보수주의자들과 마찬가지로 세속화(교회의 쇠퇴)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아마 그것이 그의 주장이 현대적 학문을 받아들인 사람들에게 무척 괴상한 시대착오적인 내용에 기초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북미의 다양한 우파들에게 받아들여지는 이유일 수도 있다.물론 이 사람이 주장하는 것들은 기독교 정통파에서 볼 때 거의 신비주의·이단 급이지만, 어쨌든 반종교 세속주의·리버럴의 융성에 대한 적대감은 공유할 수 있으니까.


4. 요약하자. 조던 피터슨이 20년 전 출간한 <의미의 지도>에서 보여주는 세계관·인간관은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과학적' 심리학과는 상당히 다른, 신화와 종교적 사유에 기초한 거의 신비주의적 상징질서에 기초해 있다. 사상의 역사에서 보자면, 피터슨 식의 상징질서는 20세기 초중반에 주로 유행한 반공산주의 계열 정치신학과 19세기 말-20세기 초반의 신화학적 감성이 섞여 만들어진 무척 흥미로운 변종이라고 할 수 있다--21세기에 등장했다는 거대한 시대착오만 아니었다면, 그러니까 대략 한 세기 혹은 반 세기 정도 일찍 나왔다면 피터슨의 책은 해당 분야에서 몇십 년 정도는 읽혔을 가능성이 있다. 바꿔 말하면 나는 <의미의 지도>를 들면서 피터슨이 진지한 의미에서의 사상가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책을 안 읽었거나 현대 학문·지식의 역사를 통채로 부정하는, 지적 분별력이 없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피터슨의 신화적·신비적인 세계관을 고려하면, 남성을 순종적(?)으로 만드는 교육제도, PC나 여성주의를 비난하는 피터슨의 논리가 어디에서부터 나오는지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나는 한국에 광신적인 극우들이 자리잡는 상황보다는 합리적이고 건전한 보수주의가 주를 점하는 편이 모두에게 더 유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피터슨이 (꼭 신념어린 우파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여러 독자들에게 진지하고 신뢰할만한 사상가이자 보수의 새로운 지성처럼 받아들여질 가능성을 복잡한 마음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다. 한국의 진보·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런 비합리적이고 거의 신비주의에 가까운 저자가 젊은 보수의 새로운 우상이 되는 걸 무척 기뻐할 것이다--자신들의 잠재적인 적이 반지성주의의 오물덩어리 속으로 굴러떨어지는 게 어찌 기쁘지 않겠나? 그러나 나는 광신과 비합리성이 사회에서 목소리를 얻는 게 단순히 보수의 파멸이 지속되는 결과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위험을 초래하는 일이라고 전망하기에, 그리고 미국에서 극우 복음주의의 성장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우리가 똑똑히 볼 수 있기에 그보다는 좀 더 진지하게 피터슨의 독자·수용자들이 걱정된다. 이미 <12가지 인생의 법칙>을 구매한 독자라면, 어쨌든 자기계발서에서 뭐든 건질 말이 없진 않을테니까, 적절히 걸러서 읽는 수밖에 없다. 그게 아니라면, 설령 피터슨의 안티페미니즘적 언어가 유혹적으로 느껴진다고 하더라도, 그게 한국의 페미니즘 비판자·우파를 미신과 광신, 비합리성으로 이끄는 독이 든 사과라는 점일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피터슨을 사상가이자 지식인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그건 조금 세련된 버전의 종말론과 신비주의라는 돼지의 발목에 진주를 채워주는 것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그런 태도는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 자신의 사상과 지성에 대한 심각한 훼손까지도 불러온다는 점에서 정말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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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ㅇㅇㅇ 2019.01.12 14:49 Modify/Delete Reply

    좋은 글이십니다 하지만 너무 조던피터슨교수의 말을 이분법적으로 좌파 우파 나눠서 생각하시는군요 이데올로기를 경계해야한다고 경고하는게 조던 피터슨교수인데요. 개인의 삶에 대해서 말하죠

    • BeGray 2019.01.12 15:30 신고 Modify/Delete

      일단 저는 좌우파 스탠스 구별이 시대마다 다를 뿐더러 그게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게 많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피터슨의 경우는... ㅎㅎ 사실 애초에 좌우파 상당수가 이데올로기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해서 그 말만 갖고 그를 평가하기는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애초에 "이데올로기"란 말의 주요한 용법 중 하나가 마르크스주의자들이 "허위의식"을 비판하면서 쓴 거니까, 좌파들조차도 "이데올로기를 경계해야한다"라고 말해온 셈입니다(...).

  2. 123 2019.02.23 21:06 Modify/Delete Reply

    책을 읽으며 제가 느꼈던 절망적인 당혹감과 정확히 일치하는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 BeGray 2019.03.03 21:22 신고 Modify/Delete

      저는 피터슨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걸 비난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그의 지적 토대가 어떤 것인지는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와 같은 감각을 공유하는 분이 있으시다는 건 다행인 일입니다^^;;

  3. 의미는 아냐 2019.03.09 11:43 Modify/Delete Reply

    -바꿔 말하면 나는 <의미의 지도>를 들면서 피터슨이 진지한 의미에서의 사상가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책을 안 읽었거나 현대 학문·지식의 역사를 통채로 부정하는, 지적 분별력이 없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이게 이글의 핵심이네요 ㅎㅎ
    재밌는게...댓글에 '조던피터슨을 좋아하는사람이 나름의 이유가있다고 생각하고 비난할 생각은 없다'고 하셨는데 너무 비난 하시는데요?
    ㅎㅎ본인이 전공자도 아니시라면서, 하버드와 토론토대학에서 심리학을 가르치시는(가르치셨던)분을 그럴듯하게 분석하고 비평해보실려고 한것 같은데..뭐 용기는 인정합니다. 그런데 그다지 설득력은 없어요.
    이미 까기로 결론 내리고 그 위에 나름의 논지를 세우신걸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의미의 지도'를 조던 피터슨이 어느 기간에 걸쳐 어떻게 쓰신 책인지 좀 알아보시고 , 덧붙여 학자에 대한 예의를 갖추시고 비평하시길 바랍니다.
    아는 지식을 그럴듯하게 글로 엮는다고 다 좋은 글은 아닙니다. 아마추어적으로 비평을 하시려면 '나는 그의 글에 감동받지 못했다'정도로 끝내시는게 맞는것 같고요. 읽는 이에게 좀 더 전문적인 대접을 바라신다면 적어도 비평하려는 대상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셔야 될것 같습니다. 잘 모르면서 허세만 가득한 글로 보입니다.



    • BeGray 2019.03.10 20:21 신고 Modify/Delete

      죄송하지만 직접 인용하신 문장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신 듯 싶습니다. 저는 피터슨의 심리학적 주장을 신뢰하는 사람들 자체를 비난하거나 하는 게 아닙니다. 저 <의미의 지도> 텍스트를 놓고 그런 주장을 하는 게 말이 안 된다는 이야기이죠. 그리고 해당 텍스트가 어떤 점에서 문제적인지 본 포스팅에서 이야기를 한 거고요. 피터슨을 옹호하고 좋아하는 마음이야 이해합니다만, 본인이 하는 주장이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를 이해하고 댓글을 쓰시면 이처럼 한번에 면박당할 댓글을 쓰실 위험이 줄어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의미는 아냐" 님보다는 좀 더 예의를 갖춘 사람이기 때문에, 안녕히 가시라는 말씀도 덧붙여 드리지요 ㅎㅎ

  4. 안녕하세요 2019.04.09 05:00 Modify/Delete Reply

    안녕하세요 선생님. 저는 종교학을 공부하는 학부생인데 우연히 피터슨과 관련된 글로 이 블로그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블로글에 좋은 글이 참 많아서 각잡고 정독하며 긴김 밤을 달래고 있습니다. 피터슨과 관련된 글이 가장 많은 논란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최근까지 댓글도 달린 것 같은데, 저도 편승해서 선생님의 의견을 듣고 싶은 부분에 제 의견을 얹어봅니다...^^

    1. 사실 선생님께서도 잘 알고 계신 부분 같지만 저는 피터슨의 논지는 기존의 학계에서 전혀 놀랍거나 새로운 주장이 아니며, 그것이 2018년에 인기를 끈다고 해도 전혀 놀랍지 않은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피터슨의 전형적으로 보수적인 신화학의 계보에 서 있는데, 그가 주요하게 인용하는 엘리아데와 노스롭 프라이에서 이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류의 저작이 대중적으로 인기를 끄는 것은 전혀 놀랍지 않은데, 60-80년대 후반까지 조지프 캠벨이 누린 대중적 인기를 고려한다면 이를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캠브리지의 신화-의례 학파에서 시작되어서 융을 경유한 정신분석학에, 그 정점에 있는 엘리아데의 신화관을 받아들이는 것은 캠벨과 피터슨이 정확히 일치하는 지점이며 대중들을 사로잡는 지점입니다. 피터슨이 대중적으로 인기가 많은 것은 분명 정치적 이유도 있지만 이런식의 신화학이 하나의 장르로서 북미 대중들에게 어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허버트 와이징어는 프레이저와 신화-의례 학파가 또 하나의 현대의 ‘신화’라고 지적한 바와 같이, 이들의 지적 유산은 지금의 대중들의 (지적) 세계관을 형성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했고 여전히 지속되고 있습니다.

    2. 신비주의(mysticism)는 놀랍게도 종교학에서 학술적 분석도구로서 기능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학부 강의에 신비주의라는 수업도 있지요. 물론 선생님이 신비주의를 일종의 비난적 수사로 사용하신 의도에서 알 수 있듯이 여전히 진지하고 보수적인 신비주의자들도 학계에 남아있습니다만, 신비주의와 영성과 같은 개념은 특정 인물과 사상을 이해하는데 유용한 개념툴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생님이 언급하신 피터슨에 대한 많은 부분들은 전형적인 신비주의자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 언술을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그리스 비의 전통 - 영지주의 - 카발라 - 연금술 - ... -’으로 이어지는 신비주의적 계보에 대한 피터슨의 애정에서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전통에서 기독교 철학의 근본적인 뿌리를 영지주의로 보는 것은 전혀 낯선 관점이 아닙니다. 오히려 저에게는 이를 낯설게 보는 선생님의 관점이 더 낯설어 뭐라 설명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데, 신비주의자들이 기독교를 이해해온 전형적인 관점입니다. 도마 복음과 유대 신비가로서 예수의 해석에 대한 대중적 인기만 봐도 짐작할 수 있지요. 따라서 피터슨을 ‘유사기독교’ 혹은 ‘기독교 변종’으로 칭하신 것은 전혀 동의할 수 없습니다. 저는 당연히 선생님께서 특정 기독교 종파를 ‘정통 기독교’ 혹은 ‘기독교 원형’으로 규정하시는 편견이 있으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설사 피터슨의 기독교 이해가 다소 예외적이더라도 유사기독교라는 말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지만, 그의 주장은 매우 전형적이기에 변종이라는 말은 상당히 부적절해보이네요.
    신비주의가 기본적으로 19세기의 보편주의적 욕망 속에서 탄생된 개념이기에 피터슨이 기독교와 신화학, 연금술 등을 결합하는 것 역시 자연스럽습니다. 피터슨이 어디까지 참조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가볍게 엘리아데만 보더라도 매우 친숙한 주제들이죠.

    3. 다음으로는 제가 궁금한 점인데, 저는 피터슨이 종교심리학자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종교심리학 과목은 놀랍게도 심리학과가 아니라 종교학과에 개설되어 있는데, 실러버스를 보면 선생님께서 탐탁치 않아하실 프로이트, 융, 그리고 정신분석학자들로 가득 채워져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종교에 대한 심리학적 연구가 한편으로는 뇌과학으로 향해 신 헬멧과 같은 혼종을 만들어냈다면, 또 한편으로는 여전히 융과 프로이트에 영감을 받은 정신분석학적 경향이 존재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여기서 역시 융의 이론을 진지하게 인용한다기보다는 일종에 방법론적 영감으로서 활용하고 있긴 하지만요. 물론 더 이상 종교학 자체에서 종교심리학 이론이 환영받지 못하고 있고, 저 역시 종교심리학에는 큰 관심이 없어서 인상 이상의 주장은 할 수는 없겠습니다.
    제가 선생님의 글에서 약간 놀란 부분은 일련의 정신분석학적 주장들을 모두 ‘유사과학’ 취급하며, 이들을 인용하는 것 자체로 학술적 자격이 박탈된다고 주장하시는 것입니다. 저는 학부생활을 하며 정신분석학을 진지하게 인용하거나, 연구에 활용하는 교수님과 저작을 많이 보았는데, 이분들은 모두 학계의 경향에 뒤쳐져 있다고 보아야 할까요? 저는 사실 정신분석학이 문학 연구에서 정도는 의의가 있겠지 하고 막연히 생각하는 쪽이었는데, 문학 전공자인 선생님마저 그렇게 말씀하시니 정신분석학적 논의 전체를 이제 철지난 논의로 봐도 되는가 하는 판단기준에서 의문이 듭니다. 많이 바쁘시겠지만 혹여 시간이 되신다면 답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4. 저는 선생님이 피터슨을 ‘흥미로운 변종’으로 규정하신 데는 반대하지만, 피터슨을 진지하게 읽을 만한 가치가 없다는 것에는 당연히 동의합니다. 저 역시 이런 신비주의적 주장에 질릴만큼 질렸기도 하고요. 그러나 단지 변종 혹은 낯선 것으로 피터슨을 규정하는 것은 피터슨과 그 대중적 인기로 인한 현상들을 이해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을 뿐입니다. 써놓고 보니 선생님의 의견과 큰 차이가 없네요. 선생님의 다른 글을 보니 공부를 처음 하는 학부생들이 여러 실수에 빠진다고 하셨던데, 지적으로 탁월한 성취에 계신 분께 하나라도 아는 척을 해보고 싶은 것도 그 현상 중에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아직 부족한 학부생의 모자란 글이라 생각하시고, 짧게나마 냉철한 코멘트 남겨주시며 감사하겠습니다.

    • BeGray 2019.04.26 16:35 신고 Modify/Delete

      답변 너무 늦어져서 죄송하고, 상세한 코멘트 감사합니다! :)

      2. 아, 물론 특정한 인물&사상을 이해하는 도구로서의 신비주의는 말할 필요도 없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피터슨처럼 그것이 곧바로 '세계/사회 자체에 대한 설명'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입장에 철저히 비판적인 스탠스고, 그 지점에서는 안녕하세요 님과 제가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피터슨과 기독교의 관계에 대해서는 (종교학은 제가 잘 아는 분야가 전혀 아니므로!) 설명해주신 내용이 더 타당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정통과 이단의 문제는 저는 그것들이 역사적인 대상으로서 좀 더 흥미로운 주제라고 생각하긴 하는데 여기서 더 꺼낼 필요는 없겠지요.

      3. 제가 '경험적 과학'으로서의 정신분석학에 관해 상당히 회의적인 입장인 것은 사실입니다만, "일련의 정신분석학적 주장들을 모두 ‘유사과학’ 취급하며, 이들을 인용하는 것 자체로 학술적 자격이 박탈된다고 주장하시는 것"으로 해석될만큼 강한 주장은 적어도 이 포스팅에서는 개진한 바가 없는 것 같은데요, 혹시 어떤 대목을 읽고 그렇게 생각하셨는지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학연구 혹은 문학연구자들이 많이 참조하는 특정한 '이론' 필드에서 정신분석학을 참조하는 글들이 여전히 종종 보이는 건 사실입니다만, 아주 과감한 저자들을 제외하면 정신분석학을 '과학'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당연하지만 저는 모든 학문이 곧 '과학'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저 자신도 '과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정확히 말해 인문사회분과의 '과학화' 자체가 19-20세기에 나타난 역사적으로 흥미로운 현상이라는 게 제 시각이니까요). 다만 문학분과는 서로 다른 외국어문학들을 포함해 너무 크기 때문에 제가 인접하지 않은 다른 분과들의 연구경향까지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4. 이런 코멘트는 언제든 감사한 마음으로 환영입니다! 제가 너무 늦게 답변드리는 게 죄송할 따름이네요 ㅠㅠ

  5. 아가베 2019.05.14 13:42 Modify/Delete Reply

    모든 학문이 과학이 아니라는 코멘트가 인상 깊네요.

    앎의 JTB에서 결국 마지막은 Believe니까요

    • BeGray 2019.05.22 02:47 신고 Modify/Delete

      ㅎㅎ (자연과학에 가까운) '과학'도 있고, 문헌학이나 역사적 접근처럼 완전한 과학화가 되기 힘든 영역들도 있고, '믿음'의 영역도 있다고 할 때, 여러 인문사회 분과는 '과학'과 '믿음'(혹은 '비학문') 사이의 가운뎃길을 추구하기 위해 열심히 발버둥을 쳐왔다고는 할 수 있겠습니다.

  6. 공대생 2019.05.30 00:18 Modify/Delete Reply

    안녕하세요 공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입니다.
    요즘 유튜브를 통해 조던 피터슨의 영상을 찾아보며 감명깊게 읽고, 이후 의미의 지도 책을 검색해 보다가 여기까지 흘러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처음 쓰신 글을 읽고 다소 반감이 든 것은 사실이나 이렇게 사고하는 방식이 제 전공이 아니기에 우선 댓글들까지 모두 읽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기독교 인이지만 과학을 전공하는 입장이다보니 기존의 보수적인 기독교인의 사고방식보다는 보다 열린 기준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쉽지 않은 내용이 많네요 :)

    하하 그래도 많은 분들이 사고하고 또 뜻하는 바를 서술해주시는 것 같아서 우선 경청하였습니다.

    블로그는 처음 들어와서 아직 잘 모르지만 좀 더 둘러보고 생각하는 바가 명확해지면 그때 개인적인 의견을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많이 배웠고 좀 더 배우고 가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BeGray 2019.06.01 01:22 신고 Modify/Delete

      ㅎㅎ 재밌게 읽어주셨다니 기쁩니다. 저와 의견이 달라도 물론 괜찮으니, 혹시 대화하고 싶으신 바 있으시면--물론 제가 답변이 꽤 늦는 편이지만--언제든 코멘트 남겨주세요!

  7. ㅇㄹㅇ 2019.06.22 05:56 Modify/Delete Reply

    이것보다 더끔찍해질수 있습니다.히틀러는 반지성주의자였지만 과학의 탈을 쓰고 자신의 주장을
    합리화시켰습니다.그는 지성인들을 혐오하고 음모론을 펴트렸지만 단하나 그가 그시절 과학한테\
    신세진게 있다면 우생학뿐이었죠< 스웨덴에서 지적장애인 거세를 의무화 시킨것처럼 그 시절 우생학은 싸이언스였습니다>피터슨을 추종하는게 피쇼를 추종하는것보단 나은것처럼 그도 꽤나 쓸만한
    사람입니다.제가 왜이런 말을 하냐면 전 개인적으로 그런 충동을 많이 느꼈습니다. 히틀러같은
    절대적 지도자한테 제무든걸 넘기고 자유의지조차 반납하고 수많은 군중속에서 하일 히틀러를 외치는 망상을 할때면 제가슴이 뛰고 제가 살아난는 느낌을 얻었습니다.하지만 피터슨이 저의 이런 광증을 약간이나마 해소 시켜주었다는점에서 전 그한테 꽤나 큰 빛을 지은 셈있니다. 피터슨을 추종하는
    자들이 다른 극우보다는 온건한게 그나마 안도감이 드는 점일것입니다.

    • BeGray 2019.06.25 23:43 신고 Modify/Delete

      ㅇㄹㅇ 님께 피터슨이 그런 용도로 도움이 되었다면, 저는 그 용도는 기꺼이 인정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

  8. ㅇㅇ 2019.07.10 12:06 Modify/Delete Reply

    <의미의 지도>는 말하자면 썰 푸는 책에 가까운 느낌인데, 당연히 그 책 자체가 학문적으로 진지한 책이냐고 하면 그건 아닙니다. '진지한 대중서'라고 하기도 민망한, 말 그대로 썰 푸는 수준의 책일 뿐이고요. 전체적으로 BeGray님의 의견에 동의하기는 하지만, <의미의 지도> 내용만으로 피터슨을 사이비 심리학자라고 매도하는 건 하버드 테뉴어도 떨어진 어쩌고 하는 인신공격과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입니다. 그런 류의 인신공격은 공격자에게도 별로 득이 될 게 없죠. 피터슨이 학자로서 성실하다고 하기 어려운 사람인 건 맞지만, 그건 음모론 수준의 썰풀이를 무비판적으로 늘어놓는 태도 탓이지 심리학자로서의 능력 부족 탓은 아닙니다. 그가 계량적인 심리학자로서 능력이 없는 사람이라는 건 그냥 억측일 뿐이죠.

    쓰고보니 이 포스트 자체가 꽤 오래된 거라, 상당히 뒷북이긴 하네요.

    • BeGray 2019.07.12 16:56 신고 Modify/Delete

      간단하게 말하자면 저는 신비주의적인 심리이론(?)을 채택한 책을 공공연하게 출판했다는 시점에서 그는 authentic 한 심리학자, 즉 과학으로서의 심리학을 완전히 받아들인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것이 그가 계량연구를 포함한 생리학적/심리학적 연구를 할 수 있는 역량이 없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창조과학의 신봉자도 대학에 취직해서 좋은 과학논문 쓸 수 있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저는 이 포스팅이 딱히 "매도하는 인신공격"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정확히 말해 이 포스팅의 의도는 그를 북미 명문대 심리학 교수라는 자리를 바탕으로 '과학적 논의에 입각한 현대의 지성'으로 묘사하는 오류를 시정하는 것입니다.

  9. 적는사람 2019.10.17 06:47 신고 Modify/Delete Reply

    조던피터슨을 어떻게 읽어내야할지 몰라서 이곳까지 찾게 되었습니다. 그의 유튜브나 책'12가지 인생의 법칙'을 보다보면 받아드려도 좋을 유익한 말들도 많지만, 일종의 거부감이 드는 부분이 있어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하나 고민이 많았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덕분에 마음이 시원해졌어요! 좀 더 고민하고 생각해봐야겠습니다.

    • BeGray 2019.11.05 17:52 신고 Modify/Delete

      제 글이 아주 약간이라도 그러한 기여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니 기쁩니다 :)

  10. ㅇㅇ 2019.10.18 13:23 Modify/Delete Reply

    조던 피터슨에 대해 알아보고 싶어서 한참 여기 저기 구글링했었는데, 이걸 읽고 나니 복잡했던 머릿속이 확 정리되는 기분이네요. 피터슨의 논리가 어떤 구조로 진행되는지 큰 틀을 보게 되었어요.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

  11. 루스리 2019.11.27 23:12 신고 Modify/Delete Reply

    조던 피터슨은 자신을 임상심리학자로써 소개하고 있고, 분야가 분야다보니 정신분석학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수준을 넘어, 그 방법론을 충실하게 계승하고 있다고 전 생각합니다. 본인이 일을 하면서 여러 클라이언트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하는 문제점에 대한 나름의 해답을 제시한거라고 보는데, 말씀대로 그 방법론의 본질적인 한계로 그의 팬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과학적이지 못합니다. 아마 엄밀하게 이론을 정립한다기보단 자신의 논지를 뒷받침하거나, 실제 현장에서 상담을 하기 위해 이것저것 가져와서 그럴싸하게만 합쳐놓은 모양새가 되지 않았나합니다. 그의 주장은 극우적이라고까지 할 수 있는진 모르겠으나 분명 반동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래도 다행인 점은 여러 오류에도 불구하고 피터슨은 일관적으로 좌우를 막론한 정체성 정치에 대한 거부감을 보였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대안우파 세력에 비해 피터슨의 팬층은 덜 극성인 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극성인 사람들은 극성이지만.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 BeGray 2019.12.06 18:40 신고 Modify/Delete

      후, 이미 피터슨의 팬층에서 충분히 극성인 사람들을 봤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대안 우파 중에서 더 심한 사람들도 적지 않은 모양이군요 :(

      차분한 코멘트 감사합니다!

  12. BeWhite 2020.01.07 16:48 Modify/Delete Reply

    글쓴이분은 조던 피터슨보다 심리학적 지식의 레벨이 높거나 업적이 많거나

    조던 피터슨과 논쟁식 토론을하면 100% 이길거라는 보장때문에 이 글을 쓰시는거맞죠?

    • BeGray 2020.01.07 17:11 신고 Modify/Delete

      그런 게 대체로 어리석은 질문이라는 걸 알만큼의 지성은 있으니까 이런 포스팅도 쓸 수 있지 않았나 싶네요 ㅋ

    • ㅇㅇ 2020.10.23 15:37 Modify/Delete

      글에 대한 비판을 하는데, 그 사람보다 뛰어나야하나;;
      대체 뭔 바보같은 질문임 이건..

  13. slowdive14 2020.02.14 15:13 신고 Modify/Delete Reply

    전 심리학 전공자인데 글의 논조에 공감이 많이 됩니다. 조던 피터슨이 튀어나온 정치적 종교적 맥락 설명이 많은 도움이 됐네요.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14. 오잉 2020.02.24 22:03 Modify/Delete Reply

    저는 진화론과 심리학을 좋아하는 사람인데요, 유튜브에서 조던피터슨이 강의하는거 보고 오호?똘똘해보이는 사람인데? 근데 뭔가 딱딱하고 날이 살짝 서있는 느낌이 들어서 검색해보니 과거사가 많은 분이더군요. 12가지 법칙 책을 서점가서 읽어보니 법칙1까지는 이해가 갔지만 난해하게 느껴졌고,, 신을 믿지 않는 저로써는 법칙2부터 시작되는 성경에 관련된 내용이 도저히 머리속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왔는데 인터넷 리뷰중에 글이 잘 안읽혀지고 난해하다 라는 어떤이의 댓글에 답이 달렸는데, 지식이 부족한 이는 이해하지 못한다 라는 내용이였습니다. 공략?해보고 싶은 마음에 바로 서점에 가서 책을 구입후 읽어보았으나 역시나 머리속에 잘 안들어옵니다. 그래서 의미의 지도라는 심리학 책을 썻다길래 검색하다 들어와서 이글을 보고 도움을 얻어갑니다. 어떤 생각을 가지고 접근해야 잘 이해가 갈까요? 12가치 법칙이라는 책이 내용이 너무 왓다갓다 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 여하튼 좋은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 BeGray 2020.03.29 02:38 신고 Modify/Delete

      진화론이든 심리학이든 피터슨의 책이 해당 분야를 공부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는 아직 들은 바가 없습니다. 피터슨의 책 자체를 더 파야겠다고 생각하시는 게 아니라면 굳이...그냥 그 책은 내려놓으시고 다른 좀 더 좋은 책들을 보시는 게 (그쪽은 제 공부분야가 아니라 아쉽게도 추천드릴 수 있는 건 없지만) 더 공부에 도움이 되지 않으실까 싶습니다 :)

  15. ㅇㅇ 2020.03.17 14:26 Modify/Delete Reply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풍문으로는 진화심리학 자체가 학계에서 그리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던데, 그걸 넘어서 이런 인식기반에 근거한다면 그의 각종 사회적 이슈에 대한 발언들은 답을 정해두고 끼워맞춘 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 입장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그가 맨박스에 갇힌 존재라는 겁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지만요.

    • BeGray 2020.03.29 02:39 신고 Modify/Delete

      네, 사실 피터슨의 주장 여럿은 논리의 문제라기보다는 믿음의 문제인 것처럼 보입니다. 문제는 그 믿음이 한국 사회에 그다지 유익하게 작용하지 않을 거라는 데 있어 보이지만요.

  16. ragonody 2020.09.22 10:50 Modify/Delete Reply

    저는 2년전쯤부터 조던피터슨을 유튜브에서 봐왔던 사람인데(조던 피터슨의 추종자는 아닙니다. 연구대상으로 보는 느낌에 가까워요, 왜 이 사람이 인기가 있는지) 좀 고개를 갸웃이게 만드는 내용이네요.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이해하기 힘들다는 의미입니다. 동의하는가 아닌가를 논하기 위한 충분한 설명이 주어지지 않은 느낌이에요.

    일단 조던 피터슨의 과학자로서의 태도에 대해 비판한 부분은 100% 공감합니다. 글에서 조던 피터슨은 자신의 결론을 미리 내려놓고 과학적 사실들을 거기다 끼워맞추신다고 지적하셨는데 제가 조던 피터슨에 대해 봐온바로는 정말 정확한 지적으로 보입니다. 제가 봐온 조던 피터슨은 그냥 일개 심리학자로서 아는 건 제대로 알지만 모르는 건 모르는 사람, 그런데 모르는 것도 아는 것처럼 말하는 문제를 가진 사람입니다. 이러한 태도로 보아 보수의 지성으로 불리기에 적합한 과학자가 아니라는 지적도 공감합니다.

    고개를 갸웃이게 만드는 부분은 조던 피터슨의 세계관에 대한 공격입니다. 비판점으로 드신 게 1. 신화적인 세계관 2. 자기 임의대로 해석된 기독교, 기독교 관점에선 이단 이정도인데, 다른 댓글에서 신화적인 세계관을 그 자체로 문제로 보신다고 밝혀주셨지만 여전히 그래서 조던 피터슨이 가진 세계관의 정확히 어느 부분을 문제시하시는지 명확하지가 않습니다.

    위에서 반갑습니다 님과 나누신 대화에서 반갑습니다 님이 조던 피터슨의 세계관에서 평등과 신성이 어떻게 연관되는지 설명하셨는데, 그 부분에 대해 조던 피터슨의 기독교 해석의 중점이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조던 피터슨의 강의 Psychological Significance of Biblical Stories에서 조던 피터슨이 이 부분을 설명하는데 요약해 보자면 한때 유대인들이 자신들의 왕을 최고의 가치를 지닌 존재로, 그리고 그 밑으로 사람들의 가치가 나뉜다고 믿었고, 이 믿음이 신, 즉 인간을 초월하는 존재(또는 윤리 강령?)가 있다는 개념이 생김으로써 초월의 존재 앞에 모든 인간은 평등할 뿐이다 라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이 내용이 조던 피터슨의 기독교 해석의 중점이 아니라고 해도 어쨌든 포함되어 있는건 확실하고요, 중점이 정말 아닌지도 저로서는 조금 의심스럽네요. 쓰신 대로 조던 피터슨의 세계관에서 정말 중요한 내용이 Chaos와 Order의 밸런스인데, 힘(또는 가치)의 위계질서 및 그것을 초월하는 존재(신)는 조던 피터슨이 그렇게 강조하는 Order의 핵심적인 내용들입니다.

    또 앞서 저 역시 조던 피터슨은 보수의 지성으로까지 불리기엔 적합치 않다고 생각한다 밝혔지만, 이 책의 경우엔 자기계발서가 아닌가요? 조던 피터슨 본인은 스스로 보수의 지성을 자처한 바가 없는 걸로 압니다. 쓰신 대로 자기계발서 집필에 열심인 사람이지, 정치적 행보가 논란이 되고있긴 하지만 본인은 심리학 얘기 및 자기계발 얘기에 집중하고 있지 (자기계발은 본인의 연구주제 중 하나였답니다) 정치적 얘기를 중점으로 하고있는 사람이 아니에요.

    조던 피터슨은 처음 접하면 보통 '뭔가 확신을 갖고 얘기하긴 하는데, 뭔가 이해가 확 와닿지는 않네...'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사람입니다. 지적하신 대로, 과학적 사실들을 취사선택하는 경향성이 있는 사람이라 그래요. 그래서 조던 피터슨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겐 이 글이 유용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조던 피터슨이 어떤 심리학자이며 과학자로서의 태도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이 글로 설명을 들으면 확실히 좀 더 깊게 피터슨을 이해할 수 있을거에요. 그러나 저처럼 피터슨이 이미 어떤 사람인지 아는 사람, 반면에 비그레이님의 세계관에 대해서는 모르는 사람은 이 글을 읽으며 고개를 갸웃이게 되는군요. 비판의 깊이에 비해 논조만 지나치게 강한 것처럼 느껴져요. 자꾸 댓글로 피터슨 추종자들의 감정적인 공격을 받는 것도 그래서가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 ragonody 2020.09.22 11:44 Modify/Delete

      별개로, 왜 감정적인 조롱과 도발을 남발하시는 거죠? 상대가 먼저 무논리로 덤볐으니 상대하기 싫어지는 건 당연하시겠지만, 상대를 논리로 찍어누르실 수 있다면 그냥 그렇게 하시면 됩니다. 굳이 감정적인 조롱을 곁들이셔 봐야 본인 입장에서만 속 시원하지 저처럼 처음 온 사람들에게는 아무리 상대가 먼저 무논리로 덤볐다지만 그에 대응하는 태도도 그저 거만함으로만 보인답니다. 나는 이런 내용없는댓글까지 읽고 대응해줄 시간이 없다느니, 기본적 논리를 갖추고 다시 오면 상대해 주겠다느니 하는모습...음...존댓말을 쓴다고 예의바른게 아니랍니다...물론 상대가 먼저 예의를 상실했기 때문이지만...이런 식으로 대응하시면 구경꾼들 입장에선 둘다 재수없어 보일뿐이에요. 비판하시는 조던 피터슨이 인기를 얻었던 핵심적인 이유가 본인 강의에 시위대가 쳐들어와 난동부려도 침착히 대응하는 냉정함에서 왔다는걸 생각해 보시면 좋을것같아요. 물론 피터슨의 그 이미지는 지젝과의 토론에서 깨져버렸지만. 어쨌든...개념없는 댓글들에 어떻게 대응하시든지 본인자유지만, 이 글의 댓글창이 더러워보이는 건 시비걸러 온 사람들만이 아닌 그에 대응하는 본인의 반응도 한몫한다는걸 구경꾼들중 누군가는 지적해주고 가야할것같아서요.

    • BeGray 2020.09.23 11:26 신고 Modify/Delete

      진지한 댓글 감사합니다^^. 제가 지금 다른 일을 처리하는고 있는 중인 관계로 최대한 간략하게 답을 드리자면,

      1) 신성과 평등에 관한 대화의 경우, 저는 저의 논쟁 상대방이 피터슨을 주류적인 기독교 정치사상의 입장에 지나치게 가깝게 위치시킨다고 보았습니다. 저는 그러한 해석에 동의하지 않는데, 고유의 신비주의적/신화적 세계관의 설정이야 말할 것도 없고, "평등"에 초점을 두자면, 제가 보기에 피터슨은 그러한 전제를 어느 한 켠에 세워두되 실제로는 자연의 위계적인 질서가 현존함을 승인하는 방향으로 논리를 전개하기 때문입니다. 요컨대 피터슨에게 평등에 대한 논의 자체가 없다는 게 아니라, 그것이 그의 논의의 핵심이라고 볼 이유가 딱히 없다는 것입니다(물론 제가 피터슨을 제한적으로 보았던 만큼 그의 체계를 설명하는 좀 더 적확한 방식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2) 그가 자기계발서로 대대적인 영향력을 얻었다는 것과, (스스로에게 슬픈 결과를 초래한) 지젝과의 토론이나, 그 이전에 "문화마르크스주의" 관련 논의 등등에서 볼 수 있듯 영어권에서 '공적 지식인'들이 하는 행동양식을 밟고 있었다는 건 별개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조사하고 지금은 더 관심을 갖고 있지 않아서 기억이 흐릿합니다만, 제 기억이 맞다면 최소한 90년대 정도부터 상당히 정치적인 뉘앙스가 들어가 있는 대목들을 써왔고요. 피터슨을 단순히 심리학자-자기계발서 저자 라고 보는 건 실제 그의 행동이나 영향력 양자 모두에서 아주 정확한 판단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3) 두 번째 댓글에서 건의해주신 바에 대해 제 입장을 말씀드리자면, 저는 a. 서로 간에 적절한 예의를 지키는 상황에서 b. 합리적인 대화가 가능할 때 설령 저와 입장이 매우 다르더라도 최대한 예의를 갖춰 대화하려 노력합니다. 반면 저 두 조건을 갖추지 못한 대화자에게는 상황에 따라 비판적인 태도를 굳이 숨길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무례한 사람은 보는 것만으로 불쾌하고, 합리적이지 않은 사람과는 대화를 해봐야 대체로 무익한 노력으로 끝나기 때문이죠. 물론 양자 모두에 대해, 적어도 후자에 대해 좀 더 온건한 태도를 취해달라는 요청이 있을 수는 있습니다만(실제로 저는 많은 포스팅에서 그렇게 합니다), 블로그에서의 대화 또한 저의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행위인만큼, 어떤 선택지가 저와 블로그에 가장 좋은 선택인지에 대한 결정권은 어느 정도는 제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시는 우려는 처음 듣는 것도 아니고 시작하기 전부터 알고 있던 거고요(저는 6년 여 전 블로그를 시작하기 전부터 상당히 많은 키배를 봐 왔습니다), 제 선택이 그에 대한 인식이 없는 상태에서 이뤄진 게 아니라 그것을 알기 때문에 이뤄졌다고 말씀드리면 아주 약간 이해가 되실지 모르겠습니다 :)

    • ragonody 2020.09.23 14:06 Modify/Delete

      블로그의 다른 글들을 보는 중이었기에 이미 다른일을 하시느라 바쁘다는걸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답변 받으려면 한 3일쯤 기다려야 하려나 하고 예측하고 있었는데 간략하게라고 해도 어쨌든 빠르게 답변을 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피터슨이 현존하는 불평등을 전부 자연적인 것이라고 여기려 한다는 비판 동의합니다. 저로서도 정말 불편해요, 피터슨의 그런 부분은.

      제가 남긴 댓글은 이 글의 댓글창을 쭉 읽어보며 느낀 소감입니다. '신화적인 세계관'이라는 비판만으로는 조던 피터슨의 세계관의 정확히 어느 부분을 문제시하는지 명확히 알 수가 없다는 소감은 바로 왜 위 댓글 중 뜬금없이 '인상비평이 아니냐?" 라는 공격을 시도하는 피터슨 옹호자가 있었는지 설명해주고 싶어서였습니다. 전 댓글에서 설명한 대로, 피터슨을 알지만 비그레이님을 모르는 사람이, 특히 피터슨 추종자라면, 이 글을 읽으면서 충분히 그렇게 느꼈겠구나 하고 느꼈기에 그걸 설명하고 싶었습니다.

      둘째로 피터슨을 단순한 심리학자로 보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피터슨의 인기는, 즉 피터슨의 팬덤은. 전부는 아니지만, 결코 전부는 아니지만, 대부분 피터슨의 심리학자로서의 면 및 멘토로서의 면에 매료된 것으로 보입니다. 대한민국에서 피터슨 홍보대사를 하고 있는 유명한 유튜브 채널들을 보십시오. "유튜브 읽어주는 남자"의 영상 대부분은 자기계발에 대해서이지 반페미니즘에 대해서가 아닙니다. "조던 피터슨의 일기장" 채널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듣게 되는 문장: "What remarkably stupid things am I doing on a regular basis to absolutely screw up my life?" 해당 채널의 커뮤니티 탭에서도 자기계발 관련 내용만 가득합니다. 조던 피터슨 본인의 유튜브 채널에도 들어가 보면 메인 페이지에서 가장 먼저 보게 되는 추천 영상은 "어떻게 자살 충동과 싸우는가" 에 관해서입니다.

      따라서 위 댓글들 중 "의도가 뻔히 보인다"나 "이데올로기에 치우치지 마라"라는 댓글들이 어디서 나왔는지 그 맥락이 제겐 보인단 이야깁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피터슨을 알지만 비그레이님을 모르는 사람, 특히 피터슨 추종자라면, 이 글을 읽으며 충분히 그렇게 느낄 수 있겠다고 저는 이해가 되었습니다. 특히 이 글로 처음 비그레이님을 접한다면, 피터슨 추종자로선 '아, 또 피터슨을 정치적 프레임에 가두려는 정치병자구만.' 라고 느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강조하지만 당연히 예의없는 댓글들에 어떻게 대처하든 본인 자유가 맞죠. 여긴 블로그니까요. 또 비그레이님이 제가 한 것과 같은 지적을 처음 받아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블로그의 역사를 볼 때 그리고 비그레이님의 그러한 태도가 다른 글들에서도 일관적임을 볼 때 self evident하다고 느꼈어요. 그러나 누군가는 이 블로그의 댓글창을 보며 이 블로그의 주인장의 태도가 크게 불쾌했다는걸 전달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불쾌할 수 있다는건 당연히 알고 계시겠지만, 알고 계신다 하더라도 어쨌든 누군가의 그런 피드백을 reminder로서 받아보는건, 음,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시도할 가치는 있다고 느꼈으니까요.

    • BeGray 2020.09.24 11:33 신고 Modify/Delete

      맥락과 의도를 잘 설명해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말씀해주신 것 자체에는 이의를 제기할 지점이 딱히 없습니다^^. 다만 저 포스팅을 작성할 당시에--지금도 그렇지만--한국의 피터슨 수용양상을 별도로 탐색해서 그에 맞는 글쓰기를 할만큼까지의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는 않기로 선택했던 거죠(그래서 반발이 나오리라는 것도 아주 예상하지 않은 건 아니었습니다). 저는 反리버럴 담론의 유통과 영향에 평균적인 한국인보다는 약간 더 큰 흥미를 갖고 있지만, 그렇다고 거기에 전문성을 쌓은 것은 아니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련의 피터슨 포스팅을 쓰게 된 이유는 ragonody 님께서 짐작하시는 바가 있을테니 부연하지는 않겠습니다 ㅎㅎ

      누군가가 저의 기준설정을 불쾌하게 여길 수는 있겠지만, 제가 이 공간에서 유지하고 싶은 어떤 분위기가 제게는 더 중요한 거죠. 결국 완전히 득만 있는 선택은 없고, 지금까지는 그다지 후회할 일은 없었던 듯 합니다 ㅎㅎ 이미 아시겠지만 ragonody 님과 같은 정도의 톤과 태도를 유지하시는 분께 제가 손님으로서의 대우를 포기하는 일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을 듯 싶습니다 :)

  17. ,, 2020.12.28 21:35 Modify/Delete Reply

    윗 분의 대화는 인터넷에서 좀 처럼 보기 힘든 대화였네요. 너무 멋지십니다 두분다

    • BeGray 2020.12.28 22:25 신고 Modify/Delete

      그렇게 읽어주셨다면 감사합니다^^ ragonody 님께서도 조만간 이 댓글을 보시기를 바랍니다 ㅎㅎㅎ

    • ragonody 2021.03.20 23:17 Modify/Delete

      댓글달아주신지 3개월 지나 이제야 읽었네요. 덕담 감사합니다.

  18. ㅇㅇ 2020.12.31 00:30 Modify/Delete Reply

    12가지 인생의 법칙 책도 읽어보고, 그의 강연도 유튜브를 통해 여러번 접해봤습니다.
    전, 그가 대단히 신선한(당시 기준) 방법으로 폭력적인 PC주의를 타파해내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서구의 사정을 정확힌 모르지만 서구에서도 PC에 반하면 꽤나 괴롭힘이 있다고 들었기에
    공개적으로 저렇게 PC주의를 엿먹이다니 용기가 참 대단하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가 올린 영상들, 그가 했던 강연들을 하나둘씩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팬이 되긴커녕 점점 의구심만 점점 커져갔습니다.
    첫째론, 이분의 주장이 대단히 신화적이고 또 너무 모호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분 특징이, 말을 대단히 돌려서 얘기합니다. 거기다가 신화적인 얘기를 중간중간 넣어 더 이해를 어렵게 합니다.
    그래서 이분의 글이나 강연을 듣고 있다보면 길을 잃기가 쉽고,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정확히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효용 빵점이라는건 아닙니다. 결론 자체는 대단히 사람을 고무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그의 얘기를 듣고 있노라면,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해놓곤
    "그래 삶의 무게를 짊어지자. 타인을 위하자. 세상을 이롭게하자." 이런 생각이 들게 합니다.
    살아가야할 이유가 좀 더 분명해집니다. 실제로 그의 팬들도 이런 점에서 반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런 이유로 고맙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둘째론, 그가 정말 뭘 알고 주장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그는 마르크시즘에 대해 한두번 얘기한게 아닙니다만,
    지젤과의 대담에서 이에 대해 별 준비도 못한듯 보였고,
    역시나 제대로 얘기하지 못하고 얼버무리기 바빴습니다.
    이게 가장 결정타였습니다 저에겐...

    그리고,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그가 파괴시킨 PC주의자들은 딱 사고가 감정 수준에 머문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생각합니다.
    대충 말하자면 단순히 "여자니까 약자야 빼액~~ 남자 죽어~~" 이러는 애들 때려잡은것이죠.
    정말 우파의 우상, 뭐 그런걸로 삼아도 될 사람인지.. 전 회의적입니다.

    • BeGray 2021.01.02 16:35 신고 Modify/Delete

      말씀하신 대로 지젝과의 논쟁을 통해 거품이 빠져서(?) 이제는 크게 걱정하지 않습니다만, 저는 피터슨과 같은 인물이 (나름의 장점이 있다고 해도) 우리가 참고해야 할 위대한 지식인인양 떠받들여지는 건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우파에게도 나름의 지적인 아이콘과 사상이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하지만, 피터슨보다는 좀 더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제시하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19. 오귤유자 2021.03.05 08:47 Modify/Delete Reply

    ragonody님 댓글에 답글을 달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어서 일반 댓글로 답니다.

    본인이야 말로 존댓말로 길게 늘여가며 댓글을 써서, 예의바른 논리적인 지적을 하는 것처럼 자신을 포장하고 있으세요.

    '처음 온 사람들에게는 아무리 상대가 먼저 무논리로 덤볐다지만 그에 대응하는 태도도 그저 거만함으로만 보인답니다.'
    :이건 순전히 본인의 의견일 뿐인거죠. 논리도 사실도 아니에요. 이 블로그에 처음 온 사람들이 Begary님의 대응하는 태도를 뭘로 보는지 그걸 본인이 어떻게 알 수가 있습니까. 블로그의 모든 첫 방문자들에게 설문조사를 한 게 아닌 이상은요.

    '음...존댓말을 쓴다고 예의바른게 아니랍니다...물론 상대가 먼저 예의를 상실했기 때문이지만...이런 식으로 대응하시면 구경꾼들 입장에선 둘다 재수없어 보일뿐이에요.'
    :이 부분도 위와 마찬가지의 내용입니다. 논리도 사실도 아닌 개인의 의견일 뿐이죠.

    표현 방식 내지는 말투에 대해 사람들마다 여러가지 취향과 호불호가 있을 수는 있죠. 그러나 본인의 말마따나 '개념없는 댓글들에 어떻게 대응하시든지 본인자유'이고, Begary님의 대응 방식이 본인 취향이 아닌거면 딱 거기까지만 말씀하시면 되는거지, 본인 포함 사람들이 안 좋게 본다는 식으로 본인의 개인적 취향을 일반적 사실인양 말씀하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이와 별개로 피터슨 관련 댓글은 잘 읽었습니다.



    • ragonody 2021.03.20 23:26 Modify/Delete

      지적감사합니다. 이답글을 보고 제 댓글을 다시읽어보니 확실히 '내가 불쾌하다'를 '나를 비롯한 이용자들이 불쾌하다'로 일반화시키고 있군요. 이에 불쾌하셨다면 사과드리고 싶습니다, 죄송합니다.

      다만 조금 변명하자면, 저 댓글은 그냥 제 감정에만 기반해 쓴 것이 아니라 댓글에도 써 있듯 '나는 이런 내용없는 댓글까지 읽고 대응할 시간이 없다', '기본적 논리를 갖추고 다시 오라' 등 취향의 문제를 제외하고 객관적으로 봐도 확실히 예의 없어 보이는 댓글들에 대해서 쓴 글입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도 어쨌든 부적절한 일반화였군요. 앞으로 주의하도록 하죠.

    • BeGray 2021.03.22 12:38 신고 Modify/Delete

      한동안 정신없이 지내다가 오랜만에 돌아왔더니 이런 대화가 있었군요 ㅎㅎ

  20. 종종 2021.04.09 11:06 Modify/Delete Reply

    조던 피터슨의 질서 너머란 책이 베스트셀러란 사실을 접하고 비그레이님의 글이 생각나 다시 한 번 읽어보려다가 귀찮아져 댓글만 훑어봤는데 수준 높은 분들이 많네요.

    • BeGray 2021.04.12 16:29 신고 Modify/Delete

      댓글을 통해 그러한 느낌을 받으셨다면 어쨌든 저의 블로그 운영은 그럭저럭 성공적인 것으로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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