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book

  1. lecanix 2021.07.19 14:05 Modify/Delete Reply

    안녕하세요 Begray님 2개월만에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리포트만 써대라 정신 없었던 1학기를 무사히 끝마치고 이런저런 일들 잠깐 하다가 최근에야 비로소 오래 묵혀두었던 제 공부를 다시금 손보고 있는 현황을 보고하는 것으로서 인사를 드려봅니다..ㅎㅎ 이전에 일러주셨던 레퍼런스를 따라서 진행을 하고 있구요, 다만 몇몇의 의문사항이 들어 begray님의 견해를 통해 검토해보는 식으로 이번 문의를 남기게 되었습니다.

    1)
    우선은, 방학 동안 약간이나마 영어 좀 익혀둘까 해서 마침 추천해주신 아르날도 모밀리아노의 _The Classical Foundation of Modern Historiography_를 운 좋게 쉽게 구해서 아주 찬찬히 읽어나가고 있습니다. 대략 5일(...) 동안 여러 사전을 뒤져가보며 현재 1장까지 읽어나갔는데요. 영어 실력이 그닥 좋지 못한 저로서는, 속도는 느리더라도 다행히 크게 어렵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여태까지는 워낙 영어 지문들만 보면 간단한 어휘 하나 이해하지 못할까봐 괜히 울렁거리고 그랬었는데, 이제는 시험 따위 치룬다는 생각 없이 보니까 조금은 편하네요...^^)

    그렇지만 아무래도 내용을 정확히 이해했는지가 더 중요하다 싶어서 한 번 검토를 부탁드려볼까 합니다. 비록 1장까지 밖에 못읽어서 불가피하게 틀린 부분들도 있을거라도 생각은 듭니다만, 최소한 개요 파트와 함께 읽은 상태에 있어서는 다음과 같은 요약이 적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연구주제의 화두는 일단 투키디데스를 시초로 하는 정치사 전통에 파묻힌 근대 역사학의 사회사-문화사 및 고고학적 연구의 계보를 추적하는 작업. 그 시초로는 페르시아 역사서술 전통(일인칭 시점의 자전록적 산문 형식 + 신학적, 도덕적 교훈을 담는 사건 및 연대기 + 사료 비판)을 간접적으로, 각각 다른 형태로 영향을 받은 그리스 역사학과 유대교 역사학에서부터 출발. 이 중 그리스 전통이 살아남아 로마를 거쳐가게 되는 데 여기서 자체적으로 소멸해버린 유대교 역사학 대신에 헬레니즘 유대인들이 잔존해 있는 그 기록물을 이어받아 이교도적 요소들을 첨가함으로써 기독교의 역사서술(교회사) 전통을 구성. 그 이후로는 투키디데스 전통의 발전이나 고고학적 전통, 로마 역사학 전통 등등을 다룸.

    까지가 일단은 제가 이해한 내용입니다. 물론 다른 중요한 세부사항들도 있지만 나중에 더 읽어보고 다시 종합을 해보아야겠지만요ㅎㅎ 지금 당장으로서는 이게 크게 틀린 진술인가, 무언가 중요한걸 빠트린게 있는가 하는 점을 알고자 하는 의도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 외에 또 검토를 부탁드릴 게 있다면, 다른 건 몰라도 제가 유대교-기독교 전통은 거의 잘 알지 못해서 몇몇 부분은 조금 헤매면서 읽기도 했었는데 특히 유대교 역사서술 전통의 소멸을 다루는 6번째 파트 중에서 다음 부분이 잘 이해가 안됩니다. 쪽수는 아마 21p~22p인 것 같습니다.

    "The appearance of the Book of Daniel in the Jewish canon would call for many a comment. But one is enough for my purpose. Fantastic speculations about historical developments are not necessarily contrary to the interest of historical studies. [...] The uselessness or near uselessness of Daniel in the Jewish tradition is due to the absence of historical research among the Jews."

    물론 전체 맥락 상에서는 좀 사소한 부분인 것 같긴 하지만... 어지간히 잘 안풀려서 답답한 마음에 나름 이곳저곳 둘러보며 조사해보고 다음과 같이 내용을 추측해보았는데요, 그러니까 '연대기적 성격이 강하고 역사적 사료로서는 도무지 신뢰가 잘 가지 않는 다니엘서가 유대교 정경에서는 정작 성격이 다른 에즈라서&느헤미야서랑 같이 묶여 역사서 부문(예언서가 아닌)에 포함되어 있는 걸 보면 고대의 유대교도들이 얼마나 역사 연구에 큰 관심이 없었는가를 알 수 있다'는 대충 그런 뜻인가요?


    2)
    현재 마키아벨리의 <로마사론>을 읽고 있습니다. 일전에 <마키아벨리 모멘트> 1권을 대충이나마 읽어둔 상태에서 그런지 내용을 이해하는 데 있어선 크게 어렵진 않은 것 같아요. 근데 다만, 이게 시기적으로 비교적 먼 저술이라 오늘날과는 사뭇 다른 논증방식을 보이고 있어 그런건지는 몰라도, 그리 어렵지 않은 내용을 다루고 있음에도 되게 잘 안읽힌다는 느낌이랄까요... 그냥 단순 제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뭔가 번역 상태가 심상치 않아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제가 읽고 있는 판본이 신뢰할 수 있는건지 조심스레 여쭈어보려 합니다. 제가 읽고 있는 <로마사론>은 이종인 분께서 번역하셨고 연암서가에서 2016년도 출판한 판본인데, 무엇보다 오탈자가 은근히 자주 보여서 계속 읽다가도 '아 이거 잘못 골랐나;'하는 생각이 몇 차례씩 들고 그럽니다. 다른 건 몰라도 특히 이건 좀 심하지 않나 싶네요 ㅡㅡ;;

    "[...]인민들 치하의 영광과 군주 '치아'의 영광을 모두 검토해 본다면, 선량함이나 '여왕'에 있어서 인민이 훨씬 우월하다는 것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1권, 제 58장, '인민은 군주보다 현명한 판관이다')

    '치아'는 그렇다쳐도 '여왕'은 좀 뜬금 없어서 잠시 동안 뭔가 했습니다... 아마 영광을 잘못 쓴 것이겠죠?

    뭐 그래도 아직까진 내용 이해에 있어서는 큰 지장은 없긴 합니다만.... 어지간히 글이 참 안읽혀서 진도가 영 순탄지 못해서요 ㅠ 그래서 혹시라도 번역의 문제인건지 확인해보고 싶어, 만약 begray님께서 해당 판본과 관련하여 조금이라도 알고 계신게 있으시거나 아니면 더 좋은 번역본이라도 있을지에 관해 아무쪼록 다소 사소한 문의를 드리고자 합니다.

    제 문의사항은 여기까지 입니다. 감사합니다!

    • BeGray 2021.07.21 03:55 신고 Modify/Delete

      오랜만입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계시다니 기쁘네요. 먼저 문의하신 내용에 관해 간단히 답을 드리면,

      1) 저도 지금 책이 곁에 없어서 파일로 봐야 하는데(...) 큰 이야기는 맞는 듯 합니다. 책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고 논의되는 부분은 3장인데, 일단 마지막까지 죽 달려서 전체 내러티브를 파악하신 뒤 잘 와닿지 않는 부분을 따로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1-1) 해당 대목은
      a. 보통 역사에 관련된 저술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다니엘서도 충분히 당대의 역사적 사고를 담고 있는 텍스트로 읽힐 수 있으며(아마 모밀리아노는 '역사학의 역사 연구'를 위해 참고할 수 있는 문헌이 꼭 좁은 의미의 역사서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는 태도를 드러내고 있는 게 아닌가 싶네요)
      b. 그러한 다니엘서가 유태인들의 역사기술 전통 연구에서 외면받아온 것은 유태인들 사이에서 역사연구가 활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그래서 바로 이어지는 문단에서 "왜 유태인들은 역사연구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렸을까?"란 질문으로 시작하죠)

      정도로 풀이될 수 있을 듯 하네요.

      2) 제가 해당 판본을 갖고 있지도, 읽어보지도 않아서 뭐라고 말씀을 못 드리겠네요. 저는 그냥 강정인/성염 역본으로 읽었고 어차피 대략의 요점을 파악하는 게 관건이었으므로 큰 불만은 없었습니다.


      지금부터 영어로 된 학술연구서/논문을 최대한 많이 읽기 시작하셔서 학부 졸업시점에 고급 언론지 평론/기고나 논문을 바로 받아서 (모르는 단어만 사전 찾아가면서) 읽을 수 있는 단계까지 간다고 생각하시죠. 그럼 정말 평생에 두고두고 써먹을 수 있는 유용한 도구가 하나 생기게 됩니다. 처음에는 힘들고 거부감이 들지만 1-2년 정도 매일매일 도 닦듯이 읽으면 그 다음부터는 훨씬 편해질 겁니다.

      혹시 지성사 관련 영어로 된 학술자료를 구하는 데 어려움이 있으시면 따로 말씀하시면 제가 가능한 범위 내에서 공유해 드리겠습니다 ㅎㅎ

    • lecanix 2021.07.21 12:01 Modify/Delete

      언제나 꼼꼼한 답변 감사드립니다^^!
      저에게 얼마나 충분한 시간과 여유가 주어질 수 있는지는 아직도 미지수이지만...(한문 공부도 해두어야 하는데 ㅠㅠ) 그래도 틈날때마다 해두어서 어떻게든 저만의 효율성을 높이는 게 제일인 것 같습니다.
      참 지금껏 이것저것 많은 걸 배우고 듣고 생각하면서 느낀 건데, 뭐랄지 무언가 이 나라에서는 조금이나마 억지로 새롭게 시도하는 걸 아주 사소한 수준까지 방해한다는 막막한 기분이 자주 들곤 하는 것 같습니다. 제 주변 지인들도 제가 하는 걸 별로 탐탁치 못하게 바라보곤 하고... 심지어는 저 스스로조차도 아주 쉽게 의혹을 품기도 하고 말이에요. 여하튼 이런 걸 자꾸 깨부시려는 의식을 일상적으로 유지하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런 고통을 견디면 뭐라도 찾아오겠지 마음으로, 친절히 일러주신대로 계속 정진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ㅎㅎ

      그리고 <로마사론>에 관해서는... 말씀하신대로, 어차피 마키아벨리는 거의 비슷한 주장을 반복하다시피 하고 있으니, 큰 요점만을 염두에 두고 읽어나가도 저 또한 큰 무리는 없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번역 자체는 그다지 매끄럽지는 못하단 감상은 여전한 듯 합니다... 주어가 두 번씩 반복되는 부분도 있고, 어설프게 직역한 듯한 어투들도 이따금씩 눈에 밟히기도 하고... 이런 것 때문에 자꾸 신경쓰여서 종종 잘 못넘어 가겠더군요. 그렇지만 엄청 못 읽을 수준은 또 아니기도 하니 그냥 참고 가렵니다 허허...

    • BeGray 2021.07.23 20:14 신고 Modify/Delete

      1) 그래서 좋은 동료집단을 만들어야 합니다. 특히 공부 쪽은 하면 할수록 비전문가들과 공유할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들기 때문에 같은 지적 기반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 본인도 남들에게 지적으로든 인성으로든 도움이 되는 동료가 되려 노력하는 게 중요합니다. 아직 크지는 않지만 지성사 쪽을 하는 사람들의 네트워크는 계속 만들어지고 있으니 대학원 진학 후에 말씀하시지요 ㅎㅎ

      2) 마키아벨리가
      역사적 사례에서 ->
      어떠한 일반적 분석모델/원리들을 도출하고 ->
      그로부터 어떠한 정치적 결론을 끌어내는지

      의 논리적 메커니즘만 포착할 수 있으면 처음 읽는 걸로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그 다음 포콕의 <마키아벨리언 모멘트>의 2부와 도로시 로스를 다시 보면 또 보이는 게 있을 겁니다). 어차피 나중에 인용할 때 쓸 수 있는 판본도 아니니 이왕 구입하셨으면 그냥 참고 끝까지 읽으세요 ㅎㅎ

    • lecanix 2021.07.25 13:59 Modify/Delete

      조언해주신대로 <로마사론> 독해를 어제 막 완결 짓고 오늘 도서관 가서 반납한 다음, 오랫동안 벼르고 있었던 <리바이어던> 1권을 대출해오던 참이었습니다ㅎㅎ

      (되도록이면 저는 중고로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게 아닌 한, 대부분은 도서관을 경유하는지라... 그래도 저희 동네 도서관은 규모가 꽤 상당하여 덕분에 아주 편히 여러 좋은 책들을 접해볼 수가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까요)

      그런데 최근에 포스팅 하셨던 홉스 관련글을 보니까 <리바이어던>은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꽤나 복잡하고 많은 논의들이 얽혀 있는 그런 고도로 압축된 고전 텍스트로 보입니다만. 때문에 제가 그냥 무턱대고 고른게 아닌가 싶을 정도이네요...

      그래도 이왕 빌렸으니 한 번 쭉 읽어볼 생각인데, 혹시나 관련 연구물이나 단행본들을 사전에 읽어두어야할 필요성이 있을까요? 좀 더 명확한 요지를 밝혀드리자면, <리바이어던>을 먼저 다 읽어본 후에 2차 문헌들을 참고하는 방식이 크게 문제될 부분이라도 있을지 알고 싶습니다!

    • BeGray 2021.07.27 02:13 신고 Modify/Delete

      "<리바이어던>을 먼저 다 읽어본 후에 2차 문헌들을 참고하는 방식이 크게 문제될 부분이라도 있을지 알고 싶습니다"

      -> 어차피 한번 읽을 때 다 소화 안 될테니까 일단 처음부터 끝까지 그냥 한번 읽으시고 그 다음 2차문헌들을 보면서 같이 보시죠 ㅎㅎ 굳이 추천한다면 홉스 전기 정도는 먼저 봐도 크게 상관은 없을 겁니다.

  2. ㅇ~~ 2021.06.22 09:57 Modify/Delete Reply

    안녕하세요 요즘 자유주의와 공화주의에서 말하는 자유에 대해 관심 있다 보니 이런 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혹시 비그레이님께서 이 책 목차나 이 분의 학문적 여정을 볼 때 지적인 공부 차원에서 도전해볼만한 책일지 간단히 지혜를 빌려주실 수 있을까요?? 아직 제게 이런 책들을 분별할 지혜가 부족해 부탁드립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64251724

    • BeGray 2021.07.05 00:17 신고 Modify/Delete

      김비환 선생님은 정치사상사적 연구와 어느 정도 닿아계신 분으로 알긴 하는데요, 제가 연구를 따라가본 적이 없어서 딱히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인상은 없습니다^^; "자유" 전통은 당연히 매우 크고 복잡해서 영어권에도 한 권 짜리 만족할만한 연구서는 없는 상황이긴 하니 한번 읽어보시는 게 나쁠성 싶지는 않아 보입니다.

  3. ㅇㅇ 2021.06.13 11:23 Modify/Delete Reply

    https://blog.naver.com/a_lord

    안녕하세요 begray님. 제가 즐겨보는 블로그인데 마침 begray님에게도 흥미를 끌만한 블로그같아서 소개드립니다. 주인장은 본인을 데리다에 영향을 받은 후기구조주의자 정도로 묘사하는데요 정치철학,영화 리뷰,논평 등등 begray님의 관심사와 인접한 주제들을 블로그의 메인 테마로 삼고 꾸준히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이 사람을 흥미있게 보는 이유는 신상정보나 학술적인 성과들이 전부 다 비공개된 상태에서, 관련 분야의 전공자만큼이나 지속적이고 심도있는 글을 쓴다는 점입니다. 지나치게 원론적인 이야기로 빠지는 듯한 구절들이 종종 있지만 자신이 습득한 지식을 현실의 사건에 대입하여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능력이 아주아주 출중합니다. 본인은 철학을 아예 독학했다고 하는데 이 정도면 재야의 고수라고 불러도 될까요? 저는 안타깝게도 인문학 전공자가 아닌지라 글에 대한 감상이 다소 단편적인 인상에만 그치네요. 하지만 begray님이라면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훨씬 폭넓고 입체적인 감상이 가능하실 것같습니다. 혹시 블로그를 읽고 의미있는 인상을 받으셨다면 그에 대한 감상을 간단히 공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ㅎㅎ

    • BeGray 2021.07.05 00:22 신고 Modify/Delete

      답변이 늦어 죄송합니다 ㅠㅠ

      한번 훑어봤는데요, 블로그 주인장의 말마따나 전공자라기보다는 독학자에 가까워 보입니다. 저와 논쟁관계에 있는 것도 아닌 분의 글을 어떻다고 평하기는 좀 그렇고요^^;, 다만 저도 수 년 전까지 저런 관점으로 텍스트를 읽고는 했습니다만 이제는 방법론적으로 상당히 다른 길로 갔고, 해당 블로그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인용하는 지적 전통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게 됐다는 점--가령 저는 아감벤은 거칠게 말해 학문적으로 전혀 신뢰할 수 없는 종말론자라고 생각합니다^^;;--정도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4. 제보 2021.05.23 01:00 Modify/Delete Reply

    Begray님 바쁘신 와중에 요즘도 페미니즘과 안티페미니즘 담론이 인터넷에서 어떻게 이야기되고 있는지 가끔 찾아보시는지 모르겠습니다. 페북에서 좋아요 350여개, 댓글만 1100개 달린 콜로세움이 열려서 제보드립니다. 대략 봐도 그동안 봐왔던 안티페미니즘 관련 논거들은 거의 총망라 되어있더군요 다른 건 모르겠고 온라인에서 이 이상한 나날 좀 그만 봤으면 하는 소망 반, 현실정치로 언젠가 페미니즘 이슈가 본격적으로 넘어갈 것이다라는 걱정 반이 있었는데 후자쪽이 현실화되는 것 같아 씁쓸하면서도 올 것이 왔다 하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5585804764824658&id=100001855691653&anchor_composer=false

    • BeGray 2021.07.05 00:19 신고 Modify/Delete

      답이 많이 늦었습니다. 링크 공유해주셔서 감사하고요, 안티페미니즘 및 남초 커뮤의 젠더 담론의 추이는 저도 계속 지켜보고 있습니다.

  5. 2021.05.20 22:27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eGray 2021.05.21 14:33 신고 Modify/Delete

      관련 전공자에게 문의해보고 답변 달도록 하겠습니다^^

    • BeGray 2021.05.21 15:09 신고 Modify/Delete

      1. 지난 번에 말씀드린 선생님들 또한 당신들 세대의 경향과 무관할 수 없는데요, 특히 과학사 쪽은 최근에 또 연구경향이 바뀌고 있고, 현재 교수급들의 연구를 수정하고 비판하는 작업들이 학위논문으로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니 너무 염려할 필요는 없다고 합니다. 더불어 똑같은 작업이라고 해도 바깥에서 외부인으로 보는 것과, 직접 연구자의 입장에서 작업을 해본 뒤에 보는 게 좀 다를 거라고도 덧붙이네요.

      2. 본인이 과거 문헌을 철저하게, 또 많이 파고들어 보는 걸 좋아하는 쪽이라면 구만옥 선생님, 좀 더 논의의 각을 매끄럽고 세련되게 잡아 + 국제적 동향과 작업을 주고받으면서 연결시키는 걸 좋아한다면 서울대 과학사협동과정을 추천한다고 합니다.

      3. 물론 사람마다 또 학과마다 학풍이라는 게 있기는 하죠. 이건 실제로 해당 코스에서 수학하고 있는 대학원생들과 컨택해서 물어보는 게 좀 더 구체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학위논문을 배출하고 있는 학과라면 최근까지 해당 학과에 있었던 학위논문과 작업을 찾아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고요.

      4. 지도교수가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건 사실이지만, 동료집단 네트워크를 포함해서 그 외에 연구를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경로도 분명히 있고, 또 자신이 직접 자료를 붙들고 작업하다 보면 관심사/시대가 바뀌는 경우도 흔하게 있으니 시작하기 전에 아주 많은 게 결정된 것처럼 생각할 필요는 딱히 없을 듯 합니다 ㅎㅎ 물론 진짜 별로인 곳이라면 굳이 들어갈 이유가 없는데, 그건 위의 다른 항목에서 적었듯이 지금 나오는 학생들의 평가 + 퀄리티를 보면서 가늠해봐야죠.

  6. 안녕하세 2021.05.18 07:46 Modify/Delete Reply

    안녕하세요 비그레이님. 포스팅을 읽다가 든 기술적인 의문점이 있어서 씁니다. 아주 간단한 질문인데, 정독을 하시는데 속도가 빠르신 편인지 아니면 빠르게 통독을 하시는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 그런데 통독을 하면 비그레이님 평소 글처럼 상세하고 비판적인 글이 어떻게 나오는지, 얇은 3-400페이지 책도 며칠 걸려서 읽는 제 입장에선 부럽기도 하고, 탐이 나기도(?) 해서 질문드렸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요. 학문에서 좋은 성취 이루시기를 응원합니다. 고맙습니다~~

    • BeGray 2021.05.20 03:17 신고 Modify/Delete

      독서 방법은 책마다, 또 독서의 목적마다 다른 것 같습니다^^; (평균적으로 한국어 책 읽는 속도가 빠른 편인 듯 싶기는 합니다) 더불어 특정한 형식/주제/장르의 책은 어느 정도 독서량이 축적이 되면 익숙해지면서 좀 더 효율적으로 읽을 수 있게 되는 것 같기도 해요.

  7. 페미니즘 2021.04.19 01:39 Modify/Delete Reply

    안녕하세요 begray님

    페미니즘관련해서 여기서 많은것을 배워가고는 있는데 페미니즘에 대해서 제대로된 책을 아직 읽어보지를 않아서
    안티페미니즘쪽의 주장에 대한 반론을 직접하기에는 한계가 많이느껴집니다

    이 상태를 극복하려면 지금까지의 페미니즘이론들에 대해서 잘 정리된 단권화된 책을 보고싶은데 추천해주실수있는게 있나요?

    • BeGray 2021.04.29 02:36 신고 Modify/Delete

      답변이 많이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유감스럽게도 말씀하신 목표에 부합하는 단권화된 책은, 특히 한국어로 된 것은 저도 아직 접해본 적이 없습니다(저도 이 주제에 관해서는 보통 논쟁이 되는 이슈 자체를 바로 따라가는 편이지 관련 연구서나 논문을 뒤지는 일은 잘 없어서요). 더불어 지금 한국사회에서 전개되는 논쟁들은 큰 주제나 구도 자체는 과거의 것들을 반복하는 경우라고 할지라도 실제로 세부에 들어가면 과거의 구도를 그대로 적용할 수 없는 예가 많아서 보통 이전의 사례 혹은 해외의 사례를 다룬 책들을 참고해서 현재의 논쟁을 이해하는 데는 분명한 한계가 있기는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디까지나 참고삼아 떠오르는 책을 몇 권 적자면,

      크리스틴 J. 앤더슨, <여성혐오의 시대: 페미니즘은 끝났다는 모함에 관하여> (2019; 원저는 2015)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10555389

      휴머니스트에서 출간된 <더 나은 논쟁을 할 권리>(2018)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51343809

      교양인에서 나오고 있는 도란스총서
      https://www.aladin.co.kr/shop/common/wseriesitem.aspx?SRID=119745

      등이 있는데, 당연하지만 이 책들에 나오는 주장/설명이 100% 맞는 것도 아니고 + 제가 모르고 있는 책들도 적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부분적으로는 10년 전과 비교할 때 이전의 연구자들/분석틀로는 다 따라갈 수 없을만큼 한국 내 젠더 관련 논의가 폭발하고 있는 현실이 기존의 책으로 논의를 소화하기 힘들어진 이유라고 보고 있습니다.

  8. 2021.03.29 02:38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eGray 2021.04.03 02:04 신고 Modify/Delete

      우선 복학 및 공부 무탈히 이어나가고 계신 것 축하드립니다 :) 아직 2년 여가 남은 시점에서 진로를 고민하는 것은 무척 바람직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문의하신 내용에 최대한 간결하게 답을 드리면,

      1-1. 어떤 분야/주제로 연구하고 싶으신지, 또 어떤 직업적 경로를 염두에 두고 계신지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꼭 하나가 아니라도 좋으니--말씀해주시면 그에 따라 제가 드릴 수 있는 조언도 달라질 것 같습니다.

      1-2. 정확히 어떤 분야를 염두에 두시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인문학 전공 대학원생에게 요구되는 능력을 일반론적으로 말씀드린자면,

      1) 문헌을 적절한 시간 내에 가능한 많이, 또 정확하게 읽고 소화하는 독서능력
      2) 읽은 내용의 요점을 명확하게 요약정리하는 능력
      3) 자신의 요점을 가급적 읽기 수월한 문장으로, 또 적절한 형식과 설득력있는 구조를 갖춘 글로 구현할 수 있는 글쓰기 능력
      4) 영어를 포함하여, 자신에게 필요한 1-2차 문헌을 읽고 정리하는 데 어려움이 없는 외국어능력(물론 여러 외국어가 필요한 경우 일부는 대학원에 가서라도 습득을 할 수 있겠습니다만, 가급적 영어는 반드시 일정 수준 이상 익혀서 학술논문이나 연구서를 불편함 없이 읽을 수 있는 수준으로 가야합니다; 특히 지성사 연구는 영어 접근성에 따라 참고할 수 있는 문헌의 범위가 매우 달라집니다)

      정도가 요구되고요(물론 꼭 저걸 지금 다 갖춰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ㅎㅎ 저도 석사논문-박사 코스웍 기간 동안에야 어느 정도 준비가 되더군요),

      그 외에 공부 외적으로는

      -심신의 건강(정말 중요합니다)
      -학교의 장학금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혹시라도 장학금이 넉넉치 않은 곳에 가게 될 경우를 위한 경제적 계획
      -여러 연구자/대학원생들과 동료가 될 수 있는 사회성

      정도가 있겠습니다.

      2.

      제가 19세기 및 사회과학의 역사에 관해 잘 모른다는 전제 위에서 말씀드리면,

      1) '국가-시민사회(시장)'의 도식은, 물론 자연법적 헌정론 및 그 영향을 받은 문헌 등에서 정부와 시민사회 간의 구별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반드시 일반적으로 적용된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당연하지만 직접적으로 정치경제적/상업적 논의를 다루는 문헌이 아니라면 시민사회를 설명하면서 시장을 특별하게 언급하지 않는 예도 흔하고요.

      몽테스키외처럼 매우 정교화된 모델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마키아벨리의 <로마사 논고>처럼 법 제도, 시민의 덕성, 세 신분(왕, 귀족, 평민) 사이의 균형, 재산의 분배, 습속의 문명화 수준, 종교 등 시장 혹은 정치경제학적 요소에 특별히 주목하지 않고서도 시민사회의 작동을 설명하는 방식은 흔하게 존재하는 듯 합니다. 로스는 그것들을 거칠게 한데 묶어서 사회학적 저술로 명명하고 있는 듯 하네요.

      아도르노를 참고하기 보다는 예전에 만들어드렸던 리스트를 참고하셔서 마키아벨리, 몽테스키외, 스미스(<법학강의), 기번의 로마사 등을 직접 읽어보시면 훨씬 이해가 빠를 겁니다. 하다못해 콩도르세의 팸플릿처럼 매우 짧은 것도 있고요.

      2) 저번에도 말씀드렸듯, 1차 문헌을 번역으로라도 일정 이상 소화하지 않은 채 2, 3차 문헌으로 이해를 대신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건 깊은 이해를 가능하게 해주지 않을 뿐더러 아마추어 독학자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엉뚱한 오독으로 이어지기 십상입니다. 1차 문헌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없는 사람은 남들이 해놓은 사상사 연구를 재밌게 읽는 독자가 될 순 있어도 스스로가 지성사 연구를 하는 건 불가능합니다--아니 애초에 연구자가 되는 게 불가능하죠. 지금부터 주요한 고전급 1차문헌을 최대한 많이 읽으시기를 권합니다. 그러면서 지금껏 섭취한 2, 3차 문헌의 '잘못된' 내러티브들을 하나씩 깨트리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3) 18세기 전후에 '정치경제학'이라 불리는 학문이 구축되기 때문에 일반화된 답변을 하기 힘든데요, 스미스의 <국부론>은 매우 중요한 저작이지만 아무래도 논쟁의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고 소화하기는 무리가 있겠죠. Istvan Hont의 Jealousy of Trade의 2장과 3장을 읽으면서 보시면 정치경제학 형성기의 논쟁 맥락이 좀 더 잡힐 겁니다.

    • 2021.04.03 05:17 Modify/Delete

      비밀댓글입니다

    • BeGray 2021.04.05 01:03 신고 Modify/Delete

      1-1.

      네, 일단 석사까지 해보고--물론 너무 오래 끌면 안 되겠지요^^--진로를 결정하는 것도 현명한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꼭 전문연구자가 되는 길이 아니라고 해도 인생에서 특정한 분야를 향유하는 방법은 여럿이 있고, 그중에는 학자로서의 삶보다 가치가 떨어진다고 할 수 없는 길도 많으니까요.

      1-2.

      말씀하신 분야는 제가 아는 분야가 아니다보니 주변에 좀 문의해봤는데요,

      경희대학교 사학과 구만옥 선생님 / 철학과 문석윤 선생님
      서울대학교 국사학과 문중양 선생님
      (만약 여대에 지원하실 수 있다면)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 김선희 선생님

      등의 연구를 살펴보고 관심사를 찾아 문의해보면 좋을 거라는 추천을 받았습니다. 어차피 대학원을 선택하는 건 진로와 경제적문제를 포함해 여러 가지 요소가 들어가지만, 일단 이분들의 작업을 본 뒤 배우고 싶은 선생님께 대학원에서 해당 분야를 공부하기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문의해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이 듭니다 :)

      1-3.

      제가 말씀하신 바와 같은 문제를 경험해본 적이 없다보니, 또 그러한 문제를 겪기 전에 어느 정도의 양을 어떤 속도로 읽으셨는지 모르는만큼 정확한 답변을 드리기는 어렵네요. 다만 논문이나 학술서, 혹은 특정한 분야의 1차 문헌의 경우, 일정 이상 독서량이 쌓이고 장르의 이해가 생기게 되면 좀 더 적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도 요점을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는 듯 합니다(외국어 문헌도 많이 보다보면 속도가 붙는 것처럼요). 다만 이를 위해서 메타-독서를 위한 훈련, 즉 자신이 텍스트를 어떤 식으로 읽고 있는지, 어떤 식으로 읽을 때 텍스트를 보다 효율적으로 읽을 수 있게 되는지, 논지의 구조는 어떤 식으로 정리해야 하는지 등을 집요하고 끈질기게 해볼 수 있다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2-1

      어차피 연구자로 산다면 아무런 맥락도 주어지지 않은 1차 문헌을 계속 파면서 자신의 맥락을 구축해가는 작업을 수시로 하게 됩니다. 맨 처음 막막한 영역에 들어가서 자료독서의 축적을 통해 미로의 구조를 파악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고 계속할 수 있어야 연구자로서도 계속 생산적일 수 있습니다(안 그러면 남들이 이미 짜놓은 틀에 업혀 들어가 남들이 해놓은 이야기를 변주하는 삶을 반복하게 됩니다).

      완성된 맥락이나 배경지식을 갖춘 뒤에 고전으로 들어가는 대신, 일단 접근하기 쉬운 문헌부터 출발해 과거의 텍스트를 계속, 많이, 충분한 양을 읽는 게 더 중요합니다. 그 뒤에 2, 3차 문헌을 보면, 특히 고전적인 연구서를 보면 그 연구서를 읽는 방식 자체가 다시 바뀔 겁니다. 어차피 제가 만든 리스트 중에서 진짜 어려운 문헌은 거의 없으니 그냥 붙잡고 하나씩 정리하면서 독파하세요. 그것들 사이에서 반복되고 변주되는 리듬이 보이고, 비슷하지만 달라지는 문제의식이 붙잡하기 시작할 겁니다. 그런 과정을 즐기면서 자신의 일부로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2-2. 말씀하신 리스트가 제가 이해하는 리스트와 같다는 전제 하에 답변드린다면, 16년도의 리스트는 기본적으로 연구동향을 파악하기 좋은 2차 문헌목록이고, 최근의 독서목록은 한국어로 읽을 수 있는 일차문헌 목록이라고 할 수 있겠죠. 당연히 (최근의) 후자가 훨씬 더 교양독서목록에 가깝고요(서구사상사를 한국어 번역서만 갖고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는 건 현재의 번역상황에서는 철저히 불가능한 과제입니다). 충분한 1차문헌의 이해 없이는 연구문헌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고, 반대로 연구사를 제대로 이해하지 않는다면 1차문헌을 읽어도 통속적인 (틀린) 해석이나 반대로 자기만의 오독을 만들어내기 쉽죠. 결국엔 비전문가로서라도 틀린 이야기를 안 하려면 둘 다 읽어야 합니다 :)

    • lecanix 2021.04.05 12:06 Modify/Delete

      그사이에 직접 알아봐주시다니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마지막 조언들은 정말로 귀담아들을 가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참 여러모로 크고 많은 도움들을 받아갑니다^^ 건승하시길!

  9. Lexupseo 2021.03.06 14:42 Modify/Delete Reply

    글 잘 읽고 있습니다. 동의가 가는 부분도 있지만 때론 동의가 안가고 반박하고 싶은 주장도 있어서 더 열심히 열정적으로 읽고 있습니다. 글 더 자주 올려주세요 ㅎㅎ 화이팅입니다! 좋은 하루 되세용

    • BeGray 2021.03.22 12:47 신고 Modify/Delete

      오랜만에 블로그에 돌아왔네요.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아마 연말 정도까지는 저도 마쳐야 하는 일정이 있어서 그렇게 활발하게 포스팅을 하기는 쉽지 않을 듯 합니다만, 포스팅에 의견 남겨주시면 시간이 좀 걸리기는 해도 대부분 답변을 드리니만큼 편하게 의견주셔도 됩니다 :)

  10. chois29 2020.12.29 15:56 Modify/Delete Reply

    안녕하세요 begray님. 올려 주신 글들 잘 보고 있습니다. 비록 전공 분야가 같지는 않지만, 대학원에 있고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많은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조언을 구하고 싶은 것이 있어서 이렇게 방명록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대학원에 오고 연구자의 길을 가게 되면 영어로 쓰인 글이나 논문을 읽어야 되는 게 당연해지고 또 필수적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학부 때 영어영문학을 전공했다면. 그래도 영어로 된 텍스트를 읽게 되겠지만, 영어로 된 텍스트를 거의 읽지 않다가 대학원에 와서야 읽게 되면서 큰 벽에 부딪힌 것 같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이 있습니다. 여러 번 강조해 주셨던 것처럼 일정 수준 이상으로 한국어로 글을 쓰는 것조차 녹록지 않은 상황에, 앞으로는 분야를 막론하고 영어로 글을 쓰고, 외국 학술대회에 참여하여 영어로 발표해야 하는 경우도 대비해야 하는 것 같고요.

    그래도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적어도 영어 텍스트를 잘 읽을 수라도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혹시 영어 공부를 할 때의 조언을 구할 수 있을까 싶어서 여쭙게 되었습니다. 사전을 들고, 도서관에 가서, 책을 펴고, 읽으세요, 라는 것이 정답이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먼 발치에서 뵙기에는, 외국 유학을 가지 않으신 걸로 알고 있는데 영어로 된 고전 텍스트를 읽으시는데 거의 어려움이 없으신 것 같아서요. 그래도 그 단계에 가시는 과정 중에 어려운 점도 있으셨을 것 같고 또 후학들에게 조언을 주실 수 있는 점도 있으실 것 같아서, 그래서 여쭤보고 싶었습니다.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남은 시간도 행복하게 보내시기를 기원합니다.

    • BeGray 2020.12.30 01:19 신고 Modify/Delete

      저도 읽기에만 몰빵한 한국식 영어교육(...)의 수혜자다보니 다른 분께 영어교육 관련 조언을 드릴 자격이 있나 모르겠습니다^^; 절대적인 척도는 아니고 그냥 개인적인 경험에서 생각한 경로를 말씀드리면,

      1) 어쨌든 영어문헌을 읽는 절대적인 시간과 양이 중요한 건 사실입니다. 저도 학석박을 영문과에 속해있긴 하지만 순수 국내파(...)로서 영어문헌을 읽는 게 편해진 건 석사논문 쓸 때 강제로 많은 양을 정리하면서 읽어야 했던 시기를 거치면서였던 듯 합니다^^;; 몇 년 정도 걸린다고 생각하고 최대한 많이, 꾸준히 보시죠. 다행인지 불행인지 영어자료는 학술문헌이나 고급저널리즘이나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양을 상대적으로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2) 시간이 될 때 세미나를 통해서든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책' 단위의 저작을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히 읽는 경험을 일정 이상 해두면 좋은 것 같습니다. 분야마다 다르겠지만, 인문사회분과면 어차피 평생 책 단위 연구서들 접하며 살아가셔야 할 가능성이 높으니 중요한 저작몇 권이라도 붙잡고 첫 쪽부터 마지막 쪽까지 정리하면서 죽 읽어보시죠. 일단 한두 권을 해치우면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도 붙습니다^^.

      3) 전공분야 혹은 관심분야의 경우 해당 분야의 문헌을 일정 수 이상 읽다보면 익숙해지는만큼 속도도 이해도도 올라가는 듯 합니다(물론 그렇다고 너무 한 가지 분야만 보면 곤란하니 다른 분야 글도 틈틈이 봐줘야겠지요). 특히 전문연구분야는 글이나 문장패턴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만큼 용어와 논증방식만 익숙해지면 생각보다 빨리 적응할 수 있습니다.

      4) 이건 꼭 영어문헌에만 해당되는 건 아닙니다만, 자료를 읽을 때 "지금 이 부분은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하고 있는 대목인가" "글 전체에서 볼 때 현재 대목은 어떤 역할과 기능을 하는가" 등을 메타적으로 인식하며 읽으면 집중력 유지도 되고 이해하기도 좀 더 쉬운 듯 합니다.

      일단 생각나는 대로 써보았는데, 전부 당연한 거라 도움이 될런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저런 식으로 시간과 노력을 일정량 이상 투입하면 꼭 영어만이 아니라 모든 자료를 보실 때 좀 더 편해지실 거라 생각합니다 :) 혹시 다른 사항이 있으시면 주저하지 마시고 말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