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도르노. "문예비평의 위기에 대하여"

Reading 2014.11.16 03:10

Adorno, Theodor W. "On the Crisis of Literary Criticism"("Zur Krisis der Literaturkritik", 1953). _Notes to Literature_.(_Noten zur Literatur_, Suhrkamp Verlag, 1974) Vol. 2. Trans. by Shierry Wber Nicholsen. NY: Columbia UP, 1992.305-08.


<문학론> 영역본에 실린 아도르노의 짧은 글 "문예비평의 위기에 대하여"를 읽고 일부 인용 기록. 영역판 2권(독어판 4권; 총 4권으로 간행된 아도르노의 <문학론>은 영역본에서는 두 권씩 묶여서 출간되었다) 부록에 실려 있다. 1950년대 초면 아도르노가 막 독일 시민권을 회복하고 프랑크푸르트로 돌아온 시점이다. 그는 나치의 집권이 이전 문예비평이 샘솟을 수 있었던 자유로운("liberal") 지적 토양을 붕괴시켰고 그 여파가 독일사회에 여전히 남아 비평과 예술의 황폐화를 초래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 글은 위기적 상황의 지적과 그에 대응해야 하는 비평가의 올바른 태도 및 책무라는 고전적인 서술순서를 따르고 있는데, 비평과 예술의 위기에 대한 아도르노의 코멘트는 마찬가지로 비평적 사유 자체의 위기를 맞고 있는 60년 뒤의 한국사회에서 읽혀도 아주 설득력이 없지는 않은 듯하다. 아래는 몇몇 주의깊게 읽힌 부분을 인용했다. 처음 <문학론> 영역을 읽었을 때 문장의 주어와 서술어부터 찾아야 해서 무척 힘들었다. 최근 소설수업을 들으며 강제로 영어 문장들이 주입되고 결정적으로 헨리 제임스를 읽다보니 (그의 후기 소설들은 정말 어지간한 소설 및 학술서들이 쉬워보일 정도의 골치아픈 문장구조를 보여준다) 2년여 만에 다시 꺼낸 이 책이 왠지 별로 어렵지 않게 읽힌다. 그러나 역시 (영역 중역으로라도) 번역은 쉽지 않다. 이 귀찮은 일을 하게 한 까닭은 다음의 한 문장을 읽었기 때문이다: "비평은 모든 성공적인 혹은 실패한 문장들이 인류의 운명과 연관을 맺고 있는 정도에서만 자신의 힘을 갖는다."



"대개 [...] 자유, 거리두기, 그리고 무엇보다도 예술적인 작품을 본질적으로 구성하는 기술적 숙달에서의 객관적인 문제들에 대한 참된 지식의 결여로 인하여 비평은 스스로를 일종의 고상한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한계짓고 있다. 비평가를 책 겉표지 문구를 쓰는 이와 구별하기란 종종 어려울 정도며, 역으로 나는 최근에 한 비평가가 스스로의 역할을 자신이 대면하는 책과 연결짓기보다 그러한 문구를 쓰는 일에 한정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문화의 쇠퇴와 특히 언어의 파괴는 모든 곳에서 이러한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For the most part, [...] out of a lack of freedom, detachment, and above all true knowledge of the objective problems in the mastery of which artistic work essentially consists, criticism limits itself to a kind of elevated information service. It is often difficult to distinguish the critic from the writer of bookjacket copy, and conversely I have been told that recently a literary critic limited himself to that copy rather than concerning himself with the book he had in front of him. The decline of culture and in particular the devastation of language play into this everywhere."(306)


"사람들은 마치 부정성이 그들에게 삶의 모든 부정적인 질을 떠올리도록 하는 것인양, 그것을 다시 떠올리지 않기 위해서 어떠한 대가라도 지불하고 싶은 대상인양 부정성을 두려워한다."

"People are afraid of negativity, as though it might remind them of the all too negative quality of life, something they want at all costs not to be reminded of."(307)


"위대한 비평은 오로지 지적인 조류들에 내재된 계기로서만 사유될 수 있으며 비평이 그러한 조류들에 기여하는가 거스르는가는 무관하다. 지적 조류들은 자신들의 힘을 사회적 경향들로부터 길어낸다. 흐트러진, 열등한 아류로서의 의식상태 속에서 비평은 출발지점을 위한 객관적인 가능성을 결여한다. 진정성의 결여, 오늘날 모든 문예적인 생산이 그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통받고 있는 속빈 강정 같은 수준, 역사의 진정한 동력의 그림자 속에서 문화라는 이름 하에 지속적으로 실천되고 있는 것 속의 [자신이 세상과] 무관하다는 감각--이 모든 요소들이 문예 비평이 필요로 하는 종류의 진지함이 출현하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비평은 모든 성공적인 혹은 실패한 문장들이 인류의 운명과 연관을 맺고 있는 정도에서만 자신의 힘을 갖는다."

"Great criticism is conceivable only as an integral moment in intellectual currents, whether it contributes to them or opposes them, and such currents themselves draw their force from social tendencies. Given a state of consciousness that is at the same time disorganized and epigonal, criticism lacks the objective possibility of a point of departure. The lack of authenticity, the hollow quality from which, for all their efforts, all literary products suffer today, the sense of the irrelevance of what continues to be practiced under the name of culture in the shadow of the real forces of history--all that prohibits the emergence of the kind of seriousness literary criticism needs. Criticism has power only to the extent to which every successful or unsuccessful sentence has something to do with the fate of humankind."(307)


"문예 비평가의 임무는 보다 넓고 깊은 반성[성찰]으로 옮겨간 것처럼 보이는데 이는 전체로서의 문학이 30년 전에 갖고 있던 위엄을 더 이상 주장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문예비평가들 중 자신의 임무에 정당하게 임하고자 했던 이는 이러한 임무 너머에까지 나아가 자신의 작업의 기초를 뒤흔든 격변과 같은 무언가를 자신의 사유 안에 기록하는 이가 되고자 했다. 그러나 그는 오로지 그가 공중의 승인이나 권력의 형세에 대한 일말의 고려 없이 완전한 자유와 책임감을 가진 채로 스스로에게 다가온 대상에 자신을 침잠시킬 때만, 동시에 가장 정밀하게 예술적-기술적으로 전문적인 기예를 활용했을 때만, 그리고 완전무결함, [예술작품에] 왜곡된 형태로나마, 심지어 가장 한심한 수준의 예술작품에서조차도 진지하게 그 작품이 본래 그러했어야 한다는 것처럼 내재되어 있는 완전무결함에 대한 요구를 고수할 때만 이러한 과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었다."

"The task of literary critic seems to have shifted to broader and deeper reflections because literature as a whole can no longer claim the dignity it had thirty years ago. The literary critic who would do justice to his task would be one who went beyond this task and registered in his ideas something of the upheaval that has shaken the foundation for his work. But he could do that successfully only if he simultaneously immersed himself, in full freedom and responsibility, in the objects that came to him, without any consideration for public acceptance and constellations of power, and at the same time used the most precise artistic-technical expertise; and if he took the claim to absoluteness that inheres, in distorted form, in even the most pitiful work of art as seriously as if the work were what it claims to be."(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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