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사 연구의 방법들: 현대 "서양사" 연구의 맥락화를 위하여 (서강대 트랜스내셔널인문학연구소 발표)

Intellectual History 2023. 11. 20. 22:21

11월 30일 오후 4시, 서강대 트랜스내셔널인문학연구소 콜로키움에서 <지성사 연구의 방법들: 현대 "서양사" 연구의 맥락화를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하게 되었습니다(https://stib.ee/aer9). 발표는 지난 6월 『역사와 현실』 128호에 게재한 논문의 내용을 주 제재로 삼을 것입니다(해당 논문 상세사항은 https://begray.tistory.com/594 를 참조). 다만, 부분적으로는 해당 논문을 읽지 않고 참석하시는 청중을 고려하여, 또 다르게는 한번 발표한 내용을 똑같이 되풀이하는 것은 제게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일이기에, 저는 논문 세부사항을 설명하기보다는 그 문제의식과 접근법을 강조하는 데 초점을 두고자 합니다. 

 

본 발표에서 제가 제기하고 싶은 물음은, 발표요지에서 설명하고 있듯, 우리가 '서구 인문학술장', 특히 '서구 역사학계'라고 종종 부르는 대상을 어떻게 역사화-복수화하여 바라볼 수 있는가에 있습니다. 논문을 쓰면서 깨달은 사실이지만, 푸코식 접근법, 개념사, 언어맥락주의와 같은 지성사 연구의 모델들이 살아남아 자신의 영역을 구축하는 과정은 어떤 면에서 이러한 역사화와 '지방화'의 관점에서 바라보기에 아주 좋은 사례연구이기도 하더군요.


저는 지금 "서구"(또는 미국)에서 인기를 끄는 주제는 무엇이든지 옳고 중요하다는 현실주의적이면서도 관념적인 태도나, 근대주의에서 포스트모던이라는 경로로 서구 인문학계의 핵심경로를 요약할 수 있다고 믿는, 도대체 언제 수입되었는지조차도 가늠하기 힘들만큼 낡은 '서양사학사'의 관점을 반복하는 건 사실에 부합하지도 않고 생산적이지도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대신 우리는 이제 20세기 중반 이래 서구 인문학 학술장 자체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또 그 과정에서 미국과 미국 아닌 장소들의 관계가 어떻게 구축되어 왔는가를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흥미롭게도 제가 검토할 사례들은 모두 프랑스, 독일, 영국처럼 미국이 아니면서도 미국과 강력한 영향을 주고받은 학술장에서 출발한 흐름들입니다). 다른 무엇보다도 오늘날 한국의 학술장이 바로 미국과의 관계 설정을 통해 스스로의 정체성을 규정한 대표적인 사례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운이 따른다면 제 발표가 명시적으로든 암시적으로든 궁극적으로 겨냥하게 될 지점은 아마도 한국 학계의 자기 이해라는 문제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이렇게 쓸 수 있는 것은 아직 발표자료를 만들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서구 학술장과의 대면을 통해 형성되어 왔으면서도 정작 서구 학술장(들)이 무엇인지/이었는지는 좀처럼 질문하지 않는, 그래서 자기 자신이 무엇이며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도 끝까지 묻는 데 실패하는, 결국 그 속을 들여다보면 어떤 구호와 기조만이 있을 뿐인 그것 말입니다. 이러한 희뿌연한 불확실성에 만족할 수 없는 사람들의 위한 도구가 바로 적절한 접근법을 통한 역사화라고 믿는다는 점에서, 저는 어쩌면 대부분의 역사학 전공자들보다 역사학의 성찰적 기능을 조금 더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이런 문제에 흥미를 갖고 계신 분들께 재미있는 발표를 준비해보고자 합니다!

 


지성사 연구의 방법들: 현대 "서양사" 연구의 맥락화를 위하여
Methodologies of Intellectual History Research: Toward the Contextualization of Contemporary "Western" Histories

 

일시: 2023년 11월 30일 (목) 4:00 PM - 6:00 PM
장소: 서강대학교 김대건(K)관 518호 + CGSI 온라인 회의실(Zoom) http://zoom.us/j/6915820895

 

발표요지: 이번 콜로키움에서는 현대 영미권 역사학계에서 지성사 연구가 부흥하는 과정을 특히 두 가지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하나는 이를 현대 (한국 학계에 통용되는 표현으로) "서양사" 연구 자체의 변화라는 학술사적 맥락에 기입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학계의 변화 속에서 각 방법론의 연구 모델이 어떠한 이점과 단점을 지니게 되었는지 짚어보는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이번 발표는 한국 학술장에 암암리에 퍼져있는 '단일한 실체'로서의 서양사 연구라는 전제를 깨트리고, 이른바 서구 학술장 자체를 역사적 맥락화의 대상으로 삼아야 함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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