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Werner Müller. _What is Populism?_ (2016)

Reading 2017.02.16 00:11

Jan-Werner Müller. _What is Populism?_. Philadelphia: U of Pennsylvania P, 2016. [독어판이 2016년 4월에 먼저 나오고 그 뒤 9월에 영어판이 출간됐다]


얀-베르너 뮐러의 명료한 책 <포퓰리즘이란 무엇인가?>를 읽었다. 현재 프린스턴에 재직 중인 뮐러는 칼 슈미트에 대한 중요한 연구서를 포함해 20세기 유럽/독일 지성사·정치사상사 연구를 활발히 수행해왔다(약력 및 저술은 https://www.princeton.edu/~jmueller/bio.html 를 참고하라). 그의 넓은 시야와 해박함은 큼직한 글씨와 넓은 줄간격으로도 본문이 고작 100여쪽에 불과한 이 짤막한 책의 논의를 진행시키기 위해 동원되는--주로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의--수많은 사례제시를 통해서 유감없이 발휘된다. 크게 포퓰리스트들의 언어("What Populists Say"), 행위("What Populists Do, or Populism in Power"), 대응("How to Deal with Populists")의 세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포퓰리즘이란 무엇인가?>에서 저자는 포퓰리즘에 대한 여러 규정들을 하나씩 검토하면서 보다 해당 개념에 대한 보다 적확한 규정 및 유익한 성찰을 끌어내고자 한다. 뮐러의 분석은 대체로 설득력 있으며 계몽적으로, 이 책의 최대 장점은 포퓰리즘을 오늘날 우리 세계에 표준으로 자리잡은 대의 민주주의의 본질과 연결시킴으로써 독자들의 사고를 촉발한다는 데 있다. 영어도 별로 까다롭지 않으니만큼 영어 읽기가 가능하신 분들은 빨리 읽어보시길 바란다. 특히 "포퓰리즘"이란 용어가 매우 빈번히 악용되어온, 그리하여 진짜 포퓰리즘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알지 못하는 한국사회에 이 책이 하루라도 빨리 번역되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기를 기대하면서, 뮐러가 결론으로 제시한 "포퓰리즘에 대한 일곱 테제"(Seven Theses on Populism, 101-03)를 대충 옮겨본다. 즉흥적인 번역이니만큼, 그리고 내가 공부해온 분야가 아니니만큼 번역에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을 경우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다.



"1. 포퓰리즘은 근대 민주주의 정치의 참된 본질도, 비합리적인 시민들로부터 비롯된 [사회적] 병리현상 같은 것도 아니다. 포퓰리즘은 대의제 정치의 영원한 그림자다. 어떤 [정치적] 행위자가 기존의 강력한 엘리트들과 경쟁하기 위해 "진정한 인민"의 이름으로 말할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한다. 고대 아테네에 포퓰리즘은 없었다. 아마도 인민 선동 같은 건 있었겠지만 이는 포퓰리즘이 아닌데, 후자는 오로지 대의제 체제에서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포퓰리스트들이 정치적 대표의 원리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단지 오직 자신들만이 정당한 대표자라고 주장할 뿐이다.

1. Populism is neither the authentic part of modern democratic politics nor a kind of pathology caused by irrational citizens. It is the permanent shadow of representative politics. There is always the possibility for an actor to speak in the name of the "real people" as a way of contesting currently powerful elites. There was no populism in ancient Athens; demagoguery perhaps, but no populism, since the latter exists only in representative systems. Populists are not against the principle of political representation; they just insist that only they themselves are legitimate representatives.


2. 엘리트들을 비판한다고 해서 모두 포퓰리스트인 것은 아니다. 포퓰리스트들은 反엘리트주의자들이면서 反다원주의자들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그리고 오직 자신들만이 인민을 대변한다고 주장한다. 다른 모든 정치적 경쟁자들은 본질적으로 정당성을 결여하고 있으며, 자신들을 지지하지 않는 이들은 누가 됐든 인민의 올바른 구성원이 아니다. 자신들이 야당일 때 포퓰리스트들은 반드시 다음과 같이 주장할 것이다. 엘리트들은 비도덕적이며, 이에 반해 인민은 도덕적이고 균일한 실체로서 그 의지는 틀리는 법이 없다고 말이다.

2. Not everyone who criticizes elites is a populist. In addition to being antielitist, populists are antipluralist. They claim that they and they alone represent the people. All other political competitors are essentially illegitimate, and anyone who does not support them is not properly part of the people. When in opposition, populists will necessarily insist that elites are immoral, whereas the people are a moral, homogeneous entity whose will cannot err.


3. 포퓰리스트들이 자신들이 인민의 뜻에 따라 공익을 대변한다고 주장하는 것처럼 보일 때가 종종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포퓰리스트들에게 정말로 중요한 것은 [인민의] 의지를 형성하는 진실한 과정 혹은 상식만 있으면 누구나 그럭저럭 만들어낼 수 있는 공익의 결과물 못지않게 올바른 정책을 이끌어낼 수 있는 근원으로서의 "진정한 인민"을 상징적으로 대표하는 것임이 드러난다. 이 때문에 포퓰리스트의 정치적 입장을 경험적으로 논박하는 일은 별다른 효과를 갖기 어렵다. 포퓰리스트들은 언제나 [선거 등을 통해] 선출된 대표나 공식적인 투표결과에 대항하여 "진정한 인민"이나 "침묵하는 다수"를 들먹일 수 있다.

3. It can often seem that populists claim to represent the common good as willed by the people. On closer inspection, it turns out that what matters for populists is less the product of a genuine process of will-formation or a common good that anyone with common sense can glean than a symbolic representation of the "real people" from which the correct policy is then deduced. This renders the political position of a populist immune to empirical refutation. Populists can always play off the "real people'' or "silent majority'' against elected representatives and the official outcome of a vote.


4. 포퓰리스트들은 종종 국민투표를 요구하지만, 그런 행위의 의미가 시민들 간의 제약없는 민주적 의사형성과정을 촉발하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포퓰리스트들은 단순히 자신들이 이미 진정한 인민의 의지란 어떠하다고 주장한 바를 확인받고 싶을 뿐이다. 포퓰리즘은 더 많은 정치참여를 위한 길이 아니다.

4. While populists often call for referenda, such exercises are not about initiating open-ended processes of democratic will-formation among citizens. Populists simply wish to be confirmed in what they have already determined the will of the real people to be. Populism is not a path to more participation in politics.


5. 포퓰리스트들은 오직 자신들만이 인민을 대표한다는 관념에 충실히 입각하여 통치할 수 있으며 그럴 가능성이 높다. 구체적으로, 그들은 국가의 점유, 대규모의 후견주의 및 부패, 비판적 시민사회 혹은 그와 유사한 모든 것에 대한 억압 등에 돌입한다. 이러한 실천들은 포퓰리스트적인 정치적 상상에 입각하여 분명하게 도덕적으로 정당화되며, 이에 따라 드러내놓고 공언된다. 포퓰리스트들이 헌법[헌정]을 만들 수도 있다. 이 당파적이거나 "배타적인" 헌법[헌정]은 근원적이고 진실된 인민의 의지라고 상정된 무언가를 영속화한다는 명분에 따라 포퓰리스트들이 계속 권력을 유지하도록 고안된다. 그것은 어느 지점에서 심각한 헌정적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

5. Populists can govern, and they are likely to do so in line with their basic commitment to the idea that only they represent the people. Concretely, they will engage in occupying the state, mass clientelism and corruption, and the suppression of anything like a critical civil society. These practices find an explicit moral justification in the populist political imagination and hence can be avowed openly. Populists can also write constitutions; these will be partisan or "exclusive" constitutions designed to keep populists in power in the name of perpetuating some supposed original and authentic popular will. They are likely to lead to serious constitutional conflict at some point or other.


6. 포퓰리스트들은 (단지 "자유주의"만이 아니라) 민주주의에 대한 진정한 위협이며, 그들은 바로 이 이유 때문에 비판받아야 한다. 그러나 이것이 그들과 정치적 논쟁 자체를 벌이지 말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포퓰리스트와 이야기하는 것은 포퓰리스트처럼 이야기하는 것과는 다르다. 포퓰리스트들의 프레임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도 그들이 제기하는 여러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는 것은 가능하다.

6. Populists should be criticized for what they are--a real danger to democracy (and not just to "liberalism"). But that does not mean that one should not engage them in political debate. Talking with populists is not the same as talking like populists. One can take the problems they raise seriously without accepting the ways in which they frame these problems.


7. 포퓰리즘이, 때때로 주장되는 바와 같이, 정치를 "인민에게 좀 더 가까이" 가져가거나 혹은 심지어 인민주권을 재확인하기 때문에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교정책이라는 말은 옳지 않다. 그러나 포퓰리즘은 전체 인구의 일부분이 실제로 대표되고 있지 않음을 분명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쓸모가 있다(대표되고 있지 않다는 것은 [해당 집단의] 이해관계 혹은 정체성, 혹은 둘 모두에 해당할 수 있다). 이 사실이 자신들의 지지자들만이 진정한 인민이며 자신들만이 유일하게 정당한 대표자라는 포퓰리스트적 주장을 정당화해주는 것은 아니다. 포퓰리즘은, 그러니까, 자유민주주의의 옹호자들로 하여금 현재 대표과정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를 보다 심각하게 숙고하도록 강요한다. 포퓰리즘은 또한 자유민주주의의 옹호자들이 보다 일반적인 도덕적 물음까지도 고민하도록 압박한다. [누군가가] 정치체에 소속되기 위한 기준이란 무엇인가? [사회의] 다원성이 보전되어야만 하는 이유란 정확히 무엇인가? 어떻게 포퓰리즘에 따르는 투표자들의 관심사를 좌절, 분노, 원한에 사로잡힌 남녀의 병적인 사례로 치부하는 대신 자유로운, 동등한 시민들의 요구로서 다룰 수 있는가? 이 책이 이러한 질문에 적어도 몇 가지 예비적인 답변을 제시했기를 희망한다.

7. Populism is not a corrective to liberal democracy in the sense of bringing politics "closer to the people" or even reasserting popular sovereignty, as is sometimes claimed. But it can be useful in making it clear that parts of the population really are unrepresented (the lack of representation might concern interests or identity, or both). This does not justify the populist claim that only their supporters are the real people and that they are the sole legitimate representatives. Populism, then, should force defenders of liberal democracy to think harder about what current failures of representation might be. It should also push them to address more general moral questions. What are the criteria for belonging to the polity? Why exactly is pluralism worth preserving? And how can one address the concerns of populist voters understood as free and equal citizens, not as pathological cases of men and women driven by frustration, anger, and resentment? The hope is that this book has suggested at least some preliminary answers to these ques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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