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인권센터 연구팀. <2014년 서울대학교 대학원생 인권실태 및 제도개선 조사보고서>
Critique 2015. 9. 5. 16:40서울대학교 인권센터 링크: http://hrc.snu.ac.kr/board/academic_material/view/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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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생 인권실태 및 제도개선 조사보고서_150731.pdf
서울대학교 인권센터 연구팀에서 지난 8월 초 <2014년 서울대학교 대학원생 인권실태 및 제도개선 조사보고서>를 발표했다. 2014년 2학기에 행해진 서울대학교 대학원생 대상 설문조사 및 제도개선 건의안이 담겨있다. 이 건의안에 담긴 내용이 현실화되기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무엇이든 첫 발을 내딛는 게 어딜까. 대학원의 연구교육환경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아직 부족함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로 뜻깊은 작업이다. 전체 서문을 함께 올린다.
개요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대학원/생의 위기는 부인할 수 없는 현실로 등장했다. 2014년 10월 29일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는 전국 14개 대학교 대학원1) 총학생회와 함께 대학원생 연구환경 실태조사 결과 및 「대학원생 권리장전 표준안」을 발표했다. 전국 대학원생 2354명이 응답한 이 실태조사에서 45.5%의 응답자가 부당처우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2015년 4월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는 「대학원생의 눈물」이란 표제 하에 대학원생의 교육비, 생활고, 인권문제 실상을 논의하는 토론회 및 증언대회가 열렸다. 이러한 발화들은 다음과 같은 공통된 인식에 기초한다. 오늘날 대학원생들의 삶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기본권 침해는 이제 어느 한 두 명의 불운한 사건이라기보다는 다수가 언제든지 겪을 수 있는 일반적인 문제이며, 이 일반화된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기 위해서는 구조적·제도적 차원의 접근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대학원 제도와 대학원생의 인권에 대한 위기의식과 병행하여, 서울대학교 인권센터는 2012년 및 2014년 두 차례 걸쳐 대학원생 대상 인권실태조사를 진행하였다. 2012년 10월 서울대학교 전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인권실태조사에서는 특히 대학원생 집단이 처한 열악한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14년 5월부터 인권센터 연구팀은 대학원 제도개선 사업을 통해 개별 인터뷰와 국내외 관련 자료를 축적했다. 이 일환으로 2014년 10월 하순 동안 전체 대학원생 실태조사를 위해 전체 대학원생 대상 “2014년 서울대학교 대학원생 인권 실태조사”를 대학신문과 함께 실시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2014년 11월 26일 “대학원생 제도개선 토론회”를 개최, 제도개선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자유롭게 수렴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본 보고서에서 인권센터 연구팀은 당시 토론 참여자들의 의견 및 이후 학내외에 있었던 변화를 반영한 대학원/생 제도개선안을 제안한다.
서울대학교 대학신문의 기사를 참조한다면, 서울대학교에서 “대학원의 위기”와 같은 표현은 10년 전인 2000년대 중반에도 이미 쓰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005년에는 2000년에 비해 대학원 등록금이 50% 가까이 인상되었고, 전임교원 중 미국박사 비중이 3분의 2에 가까운 상황을 보며 후속연구자를 제대로 길러내지 못함을 우려하는 기사가 실렸다.2) 당시 대학원장이던 철학과 이태수 교수는 서울대학교 대학원이 60년의 역사 및 (재학생만 만 명에 가까운) 거대한 규모를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걸맞은 질은 갖추지 못했기에 “고급 지식에 관한 한 우리는 계속 수입에만 의존하면서 종속적 위치에 머물러 있게 되리라”는, 오늘날 적어도 인문사회분야에서는 현실화된 우려를 제기했다.3) 요컨대 고등교육 및 고등지식생산과정의 재생산을 담당하게 될 대학원생들을 육성하는 여건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문제의식은 상당히 오래 전부터 존재해왔다.
2007년 서울대학교 대학생활문화원 주관 학부/대학원 졸업생 설문조사는 대학원 문제를 ⓵대학원생의 학비, 생활비 등의 “경제적 어려움”과 ⓶(특히 국내 대학 학위 취득자에게 더 불리하게 작동하는) “학위 취득 후 진로”의 불확실성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접근하는 일반화된 시각을 보여준다.4) 사적인 폭로 및 개별적인 사건으로만 표출되었으나 많은 대학원생들에게 익숙한 현실이었던 ⓷교수-학생 사이의 권력관계를 포함하면 대학원생 문제의 세 가지 기본적인 유형이 이미 나와 있었던 셈이다. 최근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새로운 유형, 즉 재단 및 교육행정당국의 압박을 받아 ⓸학교행정당국이 특정 학과/전공 및 학생들에 대한 지원을 축소하거나 아예 학과/전공 자체를 통폐합해버리는 문제의 경우 한국의 대학/원들 중 가장 많은 자원을 보유했으며 동시에 ‘기초학문보존’ 담론이 아직 설득력을 유지하고 있는 서울대학교의 특성상 본격적으로 가시화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에 이미 대학원생 문제를 이해하는 프레임이 형성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몇몇 미소한 개별적인 실천들을 제외하고는 서울대학교 내에서 대학원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았다. 오늘날에도 대학원 문제를 단순히 개인의 능력과 태도 차원에서 파악하는 담론이 널리 퍼져 있음을 감안한다면, 대학원생 문제를 제도적인 차원에서 연구 및 개선할 수 있다는 발상 자체를 떠올리지 못했다는 편이 공정한 진술일 것이다. 2013년 서울대학교 대학원생 총협의회(현 서울대학교 대학원생 총학생회)가 만들어지기 전까지 전체 대학원생들을 대변하는 기구 자체가 부재했다는 사실도 대학원 문제에 대한 연구자료를 생성하고 축적하는 주체가 나타나지 않는 데 한 몫을 했다. 2012년 4월에 이르러서야 전체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대학원생들의 현황을 조사한 (현재 공식적인 경로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들 중) 최초의 설문작업이 등장한다. ‘서울대 대학원생 모임’과 서울대학교 대학신문 주관으로 열흘 간 이메일을 통해 실시된 설문에 1148명이 답했다(2013년 서울대학교 대학원 전체 재학생 수가 11200명 가량 임을 감안하면 대략 10%가 조금 넘는 응답률이다).5)
2012년 4월의 설문에서 주요한 부분들만 지적하자. 5점 척도(만족 5, 불만족 1)로 조사된 학업환경관련 문항에서 진로지원은 평균도 못되는 2.8점을 기록했으며, 수업 및 논문지도, 행정지원 및 육아문제에서의 불만도 컸다. 경제적인 문제에 대한 불만도는 더 심각했다(2.4점). “6.8%의 대학원생이 ‘의식주 등 기초생활에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으며 22.0%의 대학원생은 ‘등록금 납부에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여기에 ‘등록금 납부는 가능하나 연구 제반비용 마련에 어려움이 있다’고 답한 17.0%의 학생을 더하면 돈 때문에 학업에 지장이 있다고 답한 대학원생이 45.7%에 달한다.” “평균적인 대학원생 A는 부모님 등 가족의 지원을 통해 등록금의 29.5%를, TA·RA·연구비 등 교내 임금을 통해 28.0%를, 장학금으로 19.7%를, 교외에서 받는 임금을 통해 10.2%를, 대출을 통해 8.7%를 마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등록금의 절반 정도는 교내 임금이나 장학금으로 지원받지만 나머지 절반은 스스로 마련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0년 기준 대학원생의 1인당 평균 장학금 수혜액은 한 학기에 128만원으로, 이는 단과대에 따라 적게는 300만원에서 600만원 이상인 등록금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 BK21연구장학금을 제외하면 대학원생 장학금의 대부분은 교내 예산에서 충당되며 교외장학금의 경우 절대액수가 부족한 상황이다. 대학원생의 교외장학금 수혜인원은 학부생의 1/7이며 지원금은 1/4에 불과하다.” “대학원생을 위한 교내 장학금은 대부분 강의보조 등의 업무에 대한 대가성 장학금이다. 하지만 강의 연구 지원 장학금과 근로장학금은 물가와 관계없이 5년 이상 오르지 않고 있다.”
등록금을 비롯한 학업 및 생활비용을 벌기 위해서는 교내외에서 일자리를 구해야 하고, 필연적으로 학업 및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 자체가 감소한다. “연구시간 확보에 대한 만족도는 5점 척도에서 평균 3.0점을 기록했으며 연구시간이 부족하다고 답한 학생은 37.1%를 차지했다. ... 휴식시간에 대한 만족도는 평균 2.3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으며 휴식시간 부족을 느끼는 학생은 59.4%에 달했다.” 전근대적인 교수-학생 관계는 사태를 악화시킨다. “‘무보수 연구 지원’, ‘논문지도 방기’ 등의 유형을 제시하고 교수와의 관계에서 경험한 적이 있는 항목을 고르도록 했다. 그 결과 해당 문항에 응한 1,112명 중 약 40.7%에 해당하는 453명의 대학원생이 한 가지 이상의 부당한 대우를 경험했다고 밝혔다. 입학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석사 1학기 학생들을 제외하면 교수로부터 한 가지 이상의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학생의 비율은 48.4%까지 올라갔다. 이들은 한 사람당 평균 2.5가지 종류의 부당한 대우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학생들(26.5%)이 경험했다고 밝힌 ‘무보수 연구 지원’에 대해 학생들은 대학원생 업무의 경계가 모호함을 지적했다. [...] 학생들은 연구에 지장을 줄 정도로 많은 잡무에 시달리거나 교수의 사적인 업무까지 떠맡기도 했다”. TA/RA 근무의 임금수준이나 노동시간이 정상적인 범위 안에서 보장되지 않는다는 응답도 나왔다.
위와 같은 문제들이 종합적으로 작용했을 때, 서울대학교 대학원은 단순히 이상적인 학업/연구환경이 아닐 뿐만 아니라 상당수의 대학원생들이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한 삶을 영위하지 못하는 공간임이 드러난다. “512명(44.9%)의 학생이 자신이 신체적으로 건강하지 않다고 느꼈으며 전체 평점은 5점 척도에서 2.8점으로 보통에도 미치지 못했다. [...] 대학원생들의 정신적인 건강 상태는 더욱 좋지 않았다. 절반 이상의 학생들이(582명, 51%)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상태라고 느끼고 있으며 이를 평균 점수로 환산하면 2.6점에 그쳤다. 인문·사회계열의 한 대학원생은 “대학원생의 상당수가 정서적인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이나 불안에 시달리고 있지만 이에 대처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6) 대학원생의 연구환경이 여러 유형의 문제들로 포위되어 있다면 대학원생의 건강은 그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증상인 셈이다. 서울대학교 대학원은 한국에서 가장 많은 자원이 집중되는 교육기관으로 연구/교육환경이 가장 잘 구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평균적인 경제력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한국에서 가장 나은 물질적/제도적 여건을 지닌 곳이 위와 같다면, 한국의 다른 대학원들이 겪고 있는 문제는 이보다도 심각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언급했듯 2012년 2학기에 서울대학교 인권센터가 설립되면서 학내 전체구성원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학내 인권실태조사를 수행했고, 설문조사 및 심층면접으로 이루어진 조사에서 설문에 응답한 대학원생은 1352명이었다. 같은 해 10월 10일 조사결과가 발표된다. 이후 조사결과를 두고 열린 교수 및 대학원생 좌담회에서 볼 수 있듯 대학원 문제를 둘러싼 교수와 학생의 시각 차이는 매우 뚜렷하다.7)
본 보고서는 전술한 흐름의 연장선상에서 2014년 서울대학교 인권센터에 의해 수행된 연구의 결과물로, 대학원생들의 인권향상을 위한 대학원 제도개선안을 제출하고자 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크게 두 가지 과업을 수행했다. 먼저 전체 대학원생 실태조사를 위해 대학신문과 함께 2014년 10월 하순 동안 이메일을 통해 전체 대학원생 대상으로 “2014년 서울대학교 대학원생 인권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총 254문항에 달하는 방대한 설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재학생 중 13.2%에 달하는 1488명이 응답했다. 인권센터에서 2012년 수행한 조사가 인권문제상황과 그 실태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번 조사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인권중에서도 대학원생의 적절한 생활수준에 대한 권리 및 교육권 보장을 위하여 경제적 여건과 연구환경에 대한 질문들이 포함되었다. 서두에 밝혔듯 일반적 문제로서의 대학원생 인권문제는 개별 사건의 시선을 넘어 그러한 사례들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와 제도에 대한 성찰을 요구한다. 이러한 인식에 따라 우리는 대학원생이 속해 있는 대학원의 학업연구환경을 설문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 구체적으로 말해 대학원생이 정상적으로 학업 및 연구에 집중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다양한 물질적/제도적 요소들, 예를 들어 학업 및 생계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장학금 및 TA/RA 일자리, 근무에 방해받지 않고 연구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 교수의 적절한 수업 및 논문지도, 교수와의 관계에서 대학원생이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 대학원생들에게 가해질 수 있는 갖가지 차별을 예방하는 제도, 학위 취득 이후 직업선택을 용이하게 만들기 위한 자료 제공, 기타 대학원생의 의사를 빠르게 수렴할 수 있는 지배구조(governance)와 같은 항목들이 2014년의 설문에 포함되었다. 설문결과는 1부 “2014년 서울대학교 대학원생 인권실태 조사보고서”에서 다루어 분석하였으며 당시 설문 내용과 설문 방법의 개선 방안도 함께 모색하였다.
두 번째 과업은 앞서 조사한 항목들 중 중요한 쟁점을 보다 깊이 다루고 서울대학교 대학원 및 교육행정당국이 곧바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들을 제시하는 것이었다. 다른 무엇보다도 우리는 대학원생의 적절한 생활수준에 대한 권리와 교육권의 보장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경제적 여건에 관심을 기울였다. 고귀한 학문에 경제논리를 들이대는 것이 천박하다고 외치는 목소리가 여전히 드높지만, 우리는 대학원생도 충분한 영양공급이 없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인간학적 사실을 좀 더 신뢰했다. 한국사회에서 한 명의 대학원생이 학생/연구자로서 존립하기 위해서는 식비를 포함한 생활비, 주거비, 등록금, 기타 학업연구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화폐를 보유해야 한다. 이중 저렴한 기숙사 및 장학금 제공과 같은 (설문에서 드러나듯 그마저도 소수에게만 돌아가는) 제도적 지원이 충당하지 못하는 금액은 대학원생의 부담으로 남으며, 이 부담액만큼 그는 추가적인 노동/근무를 수행해야 한다. 이 노동/근무시간이 크면 클수록 학업과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시간은 줄어들며, 경우에 따라 학업연구시간의 감소만이 아니라 대학원생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의 손상으로까지 이어진다. 열악한 경제적 여건은 교수가 학생의 장학금, 조교직, 진로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과 만날 때 새로운 문제를 낳는다. 때로는 대학원생 기본적 권리에 대한 제약이 생길 때에 분명히 의사를 표현하거나 의견을 전달하기가 어려워 적절한 문제 해결의 시기를 놓치게 되기도 한다. 2부에서는 대학원생의 적절한 생활수준을 위한 권리와 교육권의 내용이 될 수 있는 경제적 여건과 연구환경 등을 가능한 세심히 들여다보려 노력했다(그럼에도 미진한 부분은 후속연구에서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진로 및 학생지원에 관한 정보의 효율적인 전달, 교수-학생 혹은 선배-후배 간 갈등을 원활하게 조정할 수 있는 단과대별 조정위원 제도를 포함한 여러 제도개선안이 함께 제시되었다.
이 모든 연구의 전제가 되는 몇 가지 상식을 다시 진술하자. 대학원은 개별 대학원생들에게는 학업과 연구를 통해 스스로의 지적역량을 상승시키고 원하는 진로에 도달할 수 있게 하는 기회의 장이면서, 보다 넓은 시점에서 볼 때 한 사회의 고등교육담당자를 재생산하고 고등지식을 생산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후자의 진술은 특히 서울대학교 대학원처럼 한국사회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한 기관에서는 더욱 참이다. 막대한 자본과 인력, 법과 행정을 통한 제도적 뒷받침이 투입되는 서울대학교 대학원은 가능한 합리적·효율적으로 행정권력을 운용해 최선의 연구교육환경을 조성하는 방법에 관하여도 모색해 나갈 필요가 있다. 새로운 지식이 개인의 자율성과 집단지성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활성화되는 공간은 순간적으로 우연히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제도적 보장을 통해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생성되어야 한다. 특히 대학원생의 삶과 교육환경은 교수 및 연구자의 연구환경과 함께 대학원 연구교육환경의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대학원생의 삶을 형성하는 제도적/비제도적 요건을 탐구하고 개선하는 작업이 다른 누군가에 의해 보다 이전부터 진행되어 왔으면 더욱 좋았으리라는 마음이 든다. 연구팀은 이 보고서를 통해 그 의무가 보다 원활하게 수행되는 작업에 기여할 수 있음을 무척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대학원 인권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교수 및 학교에 대한 인신공격으로 받아들이거나 대학원생들의 신세한탄 정도로 여긴다. 이 자리에서 그 오해를 분명히 바로잡자. 연구팀의 작업은 제도를 그 목적에 맞게 합리적으로 운용하는 개선안을 도출하는 것으로 일종의 합리화과정에 속한다. 구조 및 제도의 합리화 문제를 개인 또는 일개 학교가 지니는 명예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그러한 무지를 교정하고 올바른 인식으로 이끄는 것이야말로 서울대학교의 임무다. 이 보고서는 그 임무의 한 실천이다.
1) KAIST(한국과학기술원), POSTECH(포항공과대학), 강원대학교, 건국대학교, 경희대학교, 상명대학교, 서강대학교, 연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중앙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한국항공대학교, 한양대학교, 홍익대학교. 원문은 본 보고서 부록4 참조.
2) “[대학원의 허와 실] ②이보다 더 열악할 순 없다.” 서울대학교 대학신문. 작성일 2005년 3월 28일. [http://sn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194]
“[대학원의 허와 실] ①대학원, 해외유학은 필수?”. 서울대학교 대학신문. 작성일 2005년 3월 21일. [http://sn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163]
3) 이태수, “대학원 덩치 줄이기.” 서울대학교 대학신문. 작성일 2005년 4월 16일. [http://sn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344]. 이 주제를 다룬 다음의 연구서도 참고; 김종영, 『지배받는 지배자: 미국 유학과 한국 엘리트의 탄생』, 돌베개, 2015.
4) “불투명한 대학원생 미래, 한숨만 ㆍㆍㆍ.” 서울대학교 대학신문. 작성일 2007년 9월 29일.
[http://sn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5736]
5) 설문의 결과는 서울대학교 대학신문에서 2012년 4월 및 9월에 걸쳐 여러 건의 기사로 보도했다. 본문에서는 아래 기사들에서 자유롭게 인용한다.
“들리지 않았던 대학원생의 목소리.” 서울대학교 대학신문. 2012년 4월 15일.
[http://sn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1632]
“학업과 학비, 이중고에 시달리는 대학원생.” 서울대학교 대학신문. 2012년 9월 2일.
[http://sn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1902]
“대학원생이 본 '연구중심 서울대'의 맨얼굴.” 서울대학교 대학신문. 2012년 9월 9일.
[http://sn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1953]
“몸도 마음도… 대학원생 건강상태 ‘비상등’.” 서울대학교 대학신문. 2012년 9월 16일.
[http://sn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1998]
“일그러진 사제관계, 잠들어 있는 대학원생의 인권.” 서울대학교 대학신문. 2012년 9월 23일.
[http://sn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2044]
6) 서울대 보건대학원 지역실습보고서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내 우울증 실태 및 관련요인 조사」에 따르면, 2010년 8월 23일부터 9월 10일까지 서울대학교 관악 캠퍼스에 재학 중인 한국인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대상 7701명 중 1163명 응답) 우울증 보유 대학원생은 전체의 19.4%로, 기존의 대학생 우울증 유병률 7.4%의 두 배 이상이다. 해당 보고서의 요약으로 연합뉴스의 2012년 10월 1일 기사 "서울대 대학원생 5명중 1명 우울증 앓아“ 참고,
[http://www.yonhapnews.co.kr/society/2012/09/28/0703000000AKR20120928211000004.HTML]
7) “대학원생 인권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서울대학교 대학신문. 2012년 10월 21일.
[http://sn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2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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