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악(Cyriak Harris)을 이해하기 위한 노트

Comment 2015. 3. 1. 01:29

Cyriak Harris를 이해하기 위한 노트.


맨 처음에 노라조의 <니 팔자야>MV를 보다가 시리악을 언급하는 리플이 있어 찾아보았다(사실 <니 팔자야>는 몇 가지 단순한 모티프를 시리악과 공유하는 것에 불과하며, 시리악의 영상이 추구하는 총체적인 상과는 매우 다른 기조에 입각한 작품이다). 몇 년 전에 Cows&cows&cows 같은 작품은 본 적이 있는데 그때는 조금 단순한 모티프의 반복이었다. 이번에 이후의 작품들, 특히 MV들을 찾아보면서 미적인 쾌감을 줄 정도로 감명깊은 영상들을 보게 되었다. 시리악 해리스를 이해하기 위한 글을 쓰기 전 간략한 노트만 옮겨 놓는다. 어쩌면 동시대의 다소 매니악한 합성문화가 어디까지 전진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일지도 모른다. 분명한 사실은 무엇이 이 기괴한 이미지들로 하여금 우리 안에 쾌를 불러일으키도록 하는지 질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언젠가 시간이 허락한다면 글을 쓰고 싶을 정도로 흥미로운 작품들이다.


엔하위키 http://rigvedawiki.net/r1/wiki.php/Cyriak%20Harris


<부분과 전체 혹은 개체와 군집>

시점의 가로방향 이동 혹은 전진(서사가 있다는 인상을 부여하는 효과). 가장 단순한 이미지를 뒤틀고 번형시킨 후 그것을 생체로 만들며, 생체를 다시 다양한 방식으로 움직이게 한다.


1. walks of life

https://www.youtube.com/watch?v=gTCnca-4urE

:가장 기본적인 모티프를 보여주는 것. 리듬, 생명. 가장 단순한 개체에서 (프랙탈적인 변형을 거쳐) 복잡한 구조를 가진 개체로, 개체들에서 다시 군집으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가로축 이동]


비교대상1. Kylie Minogue - Come Into My World (Michel Gondry MV)

https://www.youtube.com/watch?v=6Fe1Scu5fdw

: 순환-반복, 반복의 누적으로 'My World'를 형성하는 과정. 그러나 질적인 상승은 없다.


2. Bloc Party - Ratchet

https://www.youtube.com/watch?v=Q3EEaPj-5qs

: 리듬, 부분들의 이어붙임이 어떻게 인간 혹은 밴드, 나아가 음악=공간의 '전체'를 구축하는가.


<개체와 세계>: 변이형들이 거주하는 세계라는 개념의 등장, 이 세계 자체가 움직임없는 배경으로 남아있는 게 아니라 개체들과 같은 리듬에 맞춰 진동하는 살아있는 배경.

3.Welcome to Kitty City

https://www.youtube.com/watch?v=jX3iLfcMDCw

: 도시=세계로의 여정. 개체반복에서 세계/환경의 변화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가로축 이동]


4.malfunction

https://www.youtube.com/watch?v=tnWP2Emps1M

: 이질적인 변이형이 일상의 세계 자체를 침투하는 것, 괴상한 것의 순환이 누적되면서 세계 자체의 성격이 이질적인 것으로. Kitty City와 비교할 것. [가로축 이동]


<과도기?>

5. Bonobo : Cirrus [Official Video]

https://www.youtube.com/watch?v=WF34N4gJAKE

: 일상 -> 일상의 변형/뒤틀기 -> 뒤틀림들이 종합된 전체의 이미지 (앞으로) -> 오른쪽으로 서사적 이동 시작 -> 거대한 기계장치 -> 세계를 거니는 기계장치들/동물 -> 기계장치들이 세계 속에 심는 것(동물과 식물, 기계, 더 나아가 세계의 뒤섞임--그것들을 하나의 세계 안쪽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리듬, 리듬에 맞춰 동물/식물/세계가 함께 진동한다) -> 다시 전체의 이미지 (앞으로) -> 일상, 하지만 자유롭게 변형되고 어느 방향으로든 나갈 수 있는 것; 해방의 형상화.


비교대상2: Happilbo : CFrrus

https://www.youtube.com/watch?v=wsMG2TGhkzw&feature=youtu.be

: 비슷한 전개, 그러나 기계장치 및 세계구상의 정교함, 기본 이미지를 충분히 뒤틀고 변형하지 못한다는 데서 원작과 모방작의 차이. 원본은 기계=동물이 지나가는 세계가 기계의 리듬과 같이 호흡하는 것을 세계 부분부분의 오브젝트를 리듬에 맞춰 움직이는 것으로 형상화하지만 모방작에서는 실패. 마지막에도 합성필수요소를 반복할 뿐 원작처럼 그것에 해방적인 성격을 부여하지 못한다.


<미시적인 것과 거시적인 것의 뒤엉킴-기계, 자연, 우주>: 우주적 비전, 자연과 기계가 구별되지 않는 세계 자체의 표상

6. El Ten Eleven "Yellow Bridges" music video

https://www.youtube.com/watch?v=6W_ETBVdoKc

: 분할과 함께 회전의 모티프: 덩굴, 나뭇가지. -> (위로 올라가면서) 덩굴과 가지가 엉켜 하나의 반복동작을 수행하는, 성장하는 기계처럼 -> 바퀴의 이미지(오른쪽으로 이동)-> (전진의 이미지 / 이미지들의 겹침) 기계 작동, 크랭크축? -> 뒤로 물러나면서 여러 기계들을 포괄, 기계들의 세계? -> 반복운동을 하는 기계적 이미지들의 나열 -> 순간적으로 정지 -> 다시 움직이기 시작함(역시 여러 기계들의 나열) -> 그 기계들이 결합한 거대한 기계를 보여주기(시점은 공중으로, 기계들이 결합한 기계를 더 멀리서 포착하기) -> 그 거대한 기계는 다시 나무를 닮아있음; 회전운동을 한다는 점에서 기계이면서, 나무의 형상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거대한 자연물 -> 마지막에는 (정지한) 낙엽과 나무의 이미지 : 자연물이 기계로, 기계가 다시 자연물로


7. Hooray For Earth - "True Loves" (Cereal Spiller Remix)

https://www.youtube.com/watch?v=Mf6JCpJjdiY

: 우주 -> (리듬에 맞춰 줌인하면서 전진하는 시점) -> 그것들이 (미시적 표현 단위로서의) 정육면체들이 결합된 형태로 제시 -> 은하: 가운데 빛의 이미지, 주변의 각각의 소우주들이 빛의 주위를 회전(즉 미시적인 요소들의 결합체가 우주를 표현) -> (줌인) 태양계, (정육면체로 표현된) 토성과 목성 -> 지구와 달 -> 지구와 인공위성 -> 지구는 다시 정육면체의 결합체로 표상, 하늘과 지표면(지표면은 정육면체가 겹쳐지면서 마치 육각형면처럼) -> 하늘에서 바다로, 바다에서 땅으로(땅은 다시 정육면체로) -> 대지, 생장하는 나무, 숲, 꽃이 핀 벌판 -> 기차와 선로 -> 송전탑과 전선, 도로 -> 건물, 다시 도시(리듬에 맞춰 움직임) -> (전체의 곡조와 미시적인 리듬의 병렬이 갖는 의미?) -> 가정, 인간(역시 정육면체들의 조합으로 구성) -> 눈을 확대 혈관들의 세계로, 세포의 세계 -> 그 안에 다시 우주 -> 줌인의 반복, 그러나 훨씬 빠른 속도/리듬 -> 그러나 이번에는 계속해서 줌인하는 시선이 인간의 도시가 아닌 숲과 꽃이 어우러진 자연만을 비춰줌


8. Cobwebs

https://www.youtube.com/watch?v=MuWTQtyKih4

: (높낮이가 다르지만 같은 길이를 가진 음들의 나열로 구성된 리듬, 그 리듬에 따라 최초로 등장하는 가장 작은 단위로서의 거미줄들) -> (프랙탈처럼 만들어진) 거미(거미1)들의 등장(이제부터 화면은 오른쪽으로 이동), Cows&cows&cows를 연상시키는 음악(모든 거미들은 음악 리듬에 조응하여 움직인다) -> 거미1들이 기어나오는 구멍 -> 그 구멍자체가 하나의 (조금 더 큰) 거미('거미2') -> 화면은 전진하지만 실제로는 좀 더 먼 시점에서 대상을 포착, 거미2들이 사방에서 기어다닌다 -> 그 가운데에서 더 큰 거미(거미3)등장. 거미3에도 거미1들이 꼬여서 마치 그 자체가 하나의 세계인 것처럼 그 위를 기어다닌다. -> 급작스러운 줌 아웃 -> 사람의 입, 눈, 귀로만 구성된 얼굴(들)의 입에서 거미2들이 기어나와 귓구멍과 입으로 오간다 -> 얼굴들을 비춰주다가 갑자기 좀 더 먼 시점, 사실 '얼굴'은 그 자체가 더 큰 거미형 생물체(거미4)의 몸통이었다, (두 번째 거미들이 기어다니는) 거미4들이 화면을 뒤덮는다, 화면은 음악리듬에 맞춰 오가다가 갑자기 빛을 향해 전진(상승?) -> 구멍을 나오니 거미4들이 기어다니는 곳은 빌딩으로 구성된 더 큰 거미(거미5)의 몸. 거미5는 거미4가 살고 있는 공간이기도 함 -> 천천히 기어다니는 거미5, 카메라는 좌우로 흔들리며 전진, 거미5들을 비춰줌 -> 갑자기 거미5들이 쌓여 높은 기둥들을 만들기 시작(이때도 미세하게 거미5에는 거미4들이 기어다니는 걸 볼 수 있다), 기둥 정수리에서 계속 새로운 거미5가 나와 더 높은 탑을 쌓는다 -> 탑들은 계속 높아져서 점차 하늘을 향한다(시선도 계속 탑의 정상을 보면서 같이 올라간다) -> 어느덧 우주에 가까워지면서 하늘이 검어지고 별들이 보일 정도로까지 상승(그리고 거미5의 몸을 이루는 구멍은 빛난다), 배경에는 마치 위성 혹은 달 같은 구체가 보인다 -> 그 구체에서는 긴 다리(사실 거미5로 이뤄진 탑들이다)가 뻗어나오고, 그 다리 위에는 거미5들이 기어다니고 있다; (우주공간에 떠 있는) 구체들 사이로 줌인하니 그것들 자체가 꿈틀거리는 무수한 작은 거미5들로 이뤄진 존재, 구체들이 가득한 사이로 전진하는 시선, 그 사이에 종종 거미줄을 달고 아래로 툭 내려오는 큰 거미들(거미6) -> 배경에 구체보다도 더 큰 거미(거미7)가 구체들의 우주공간을 활보; 거미들의 우주; 우주이자 동시에 생명체의 내부와 같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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