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갈리아"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Critique 2016.08.22 00:26

[이 글은 약간의 편집을 거쳐 허핑턴포스트코리아에 게재되었다. http://www.huffingtonpost.kr/woochang-lee/story_b_11648252.html 참고]


정의당 자유게시판의 반 여성주의 게시물 비판 관련해 받은 주된 반응 중 하나는 메갈과 워마드를 구별할 필요가 있냐는 거였다. 이 문제는 우리가 "메갈리아" 및 그 지지자라고 부르는 집단이 단번에 동일한 집단으로 묶일 수 없다는 사실 때문에 사람들이 쉽게 이야기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게 다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어쨌든 특히 블로그에 해당 댓글을 달아주신 분이 "메갈리아4" 페이스북 페이지를 예로 들어주었기 때문에 두 시간 정도를 들여서 해당 페이지(https://www.facebook.com/mersgall4/)의 게시물 본문을 2015617일 생성시점부터 어떤 내용이 올라오는지 전부 훑어 읽었다(물론 페이스북의 게시물 열람 시스템을 고려하면 놓친 게시물이 있을 수 있다).

 


1.

 

내 일차적인 결론은 이렇다: 최근의 혐오표현을 문제삼으며 메갈+워마드를 문제삼는 사람, 그중에서 특히 "메갈"의 대표집단으로 메갈리아4 페이지를 짚으며 비난하는 사람들의 의견은 전혀 존중해줄 필요가 없다. 그들은 자신의 발언을 책임지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팩트체크도 하지 않은 이들로, 이 문제를 합리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공론장에 진입할 자격이 없다. 실제로 메갈리아4 페이지에서 언급하는 대부분의 내용은 대학교 학부 교양수업이나 초보적인 여성주의 개설서 수준에서 다룰만한 주제들로, 반 사회적이라고 부를만한 요소가 거의 없다--이 페이지에서 다루는 내용조차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은 2016년의 한국 공론장에서 뒤떨어진 존재에 불과하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물론 이 페이지의 모든 입장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심지어 해당 페이지는 운영 초기부터 미러링을 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여러 차례에 걸쳐 분명히 밝히기까지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페이스북 페이지 하나에 덧씌워진 오명을 제거하는 것을 넘어 "메갈"이라는 집단이 갖는 의미를 제대로 다루기 위해서는 조금 더 섬세한 시각이 필요하다. 이는, 워마드를 제외한다고 하더라도, 애초에 "메갈리아" 및 그 지지자 집단의 구성원들이 처음부터 매우 다양한 사람들로 이루어졌다는 단순한 사실에서 기인한다. 종종 간과되지만 중요한 사실은 우리가 메갈리안이라고 부르는 집단 자체가 메르스갤러리/결못남 갤러리 및 지금은 사실상 정지상태인 메갈리아 웹사이트와 함께 페이스북에서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최소 두 개의 페이지(현재는 메갈리아4, 메르스갤러리저장소) 및 그 이용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범 메갈리아 지지자들 중에서는 이러한 곳들을 그다지 이용하지 않는 (온라인) 여성주의자들 또한 포함된다는 것이다(이는 최근의 메갈리아 지지자 사냥이 본격화되면서 오히려 두드러지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이 이용자들의 정치적 입장은 그들이 주로 이용하는 거점의 수만큼이나, 혹은 그 이상으로 다양한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2.

 

먼저 던져야 하는 질문은 도대체 이처럼 다양한 입장의 사람들이 범 메갈리아/지지자 집단으로 느슨하게나마 결속하게 된 이유란 무엇인가이다. 가장 단순하지만 분명한 요소를 지적하자면, 이들은 자신들이 1) 개저씨·한남충·여성혐오 등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남성중심적 문화라는 거대한 적을 공유하고 있으며 2) 메갈리아의 활동시기를 전후해 여성 및 여성주의자들의 행동에 따라 원하는 방향으로 현실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특히 두 번째 요소는 매우 강조될 필요가 있는데, (메갈리아 비판자들이 소라넷 폐지 및 강남역 사태에서 메갈리아의 무용함을--내 생각에는 충분히 사려깊지 못하게--지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메갈리아는 의원실과의 연결 및 기존 여성주의운동 단체들과의 연계, 각종 모금을 포함해 온라인 여성주의자들이 결집할 경우 공식적인 제도/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었다. 이전까지 한국 청년집단이 공유한 정치적 무기력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이것이 엄청난 변화라는 사실을 눈치챌 수 있을 거다. 타격대상이 분명하고 집단적 행위의 효과까지 절감할 수 있을 때 사람들이 기존의 차이를 감내하고 공통의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2015년 중반부터 1년 여 간 메갈리아라는 이름은 온라인 여성주의자들이 현실의 행위자로 활동하기 위해 이용할 수 있는 사실상의 유일한 선택지였다는 사실이다--마치 한국 식민지 시기 임시정부가 적어도 초기에는 여러 독립운동세력들이 서로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소속될 수밖에 없었던 것처럼 말이다. 주어진 선택지가 사실상 하나밖에 없는 상태에서 범 메갈리아/지지자 집단이 메갈리아4를 비롯해 미러링을 포기하고 "온건한" 논제를 제기하는 일에 집중하는 이들부터 미러링 중에서도 보다 극단적인 표현을 추구하는 이들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구성되는 것은 온라인 여성주의의 확산이 이제 막 발돋움한 초기단계임을 감안한다면 당연하다. 다른 사회운동, 예를 들어 영국의 사회주의 혹은 노동운동의 초기 역사를 간략하게라도 훑어본다면 이런 일이 처음도 아니고 마지막도 아니라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3.

 

물론 이러한 조망이 모든 미러링이 무조건적으로 정당하다거나 현재의 온라인 여성주의가 '가능한 최선의 상황'에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실제로 점점 더 많은 여성주의자들이 미러링/메갈리아 이후를 고민하고 있으며, 예를 들어 페미디아처럼 새로운 형태의 온라인 여성주의를 위한 선택지를 만들고자 하는 시도 또한 나타나고 있다. 이것이 어떻게 과거보다 더 유효한 결과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겠지만--어쨌든 앞으로는 점차 미러링이 단지 하나의 감정표현 및 문제제기 방식 정도로 여겨지게 될 거다--두 가지는 분명하다. 메갈리아와 워마드를 묶어 통째로 반사회적 집단으로 비난하는 주장은 사실과도 다를 뿐더러 사태의 합리적인 진전에도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 어리석은 행동이며, 우리가 언젠가 좀 더 거리를 둔 시점에서 메갈리아 커뮤니티의 출현을 일련의 역사적 흐름 속에서 평가하게 된다면 지금의 과도한 신성화 및 폄하 모두 단호하게 거부될 거라는 사실이다.

 

나는 현재의 시점에서 내 글이 모두의 동의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만약 충분한 시간이 지난 이후 좀 더 치밀하게 사태를 파악하려는 이들이 등장한다면, 이 글의 설명에서 틀린 지점들 또한 적지 않게 발견될 것이다). 입장을 떠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상당히 격앙되어 있으며, 내가 평소에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던 분들조차도 충분한 사실조사 없이 지나치게 단순한 결론으로 도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나는 우리가 처한 현실을 좀 더 차분히 이해하며 자신의 발언에 좀 더 책임감을 부여하고자 노력하는 분들이 결코 없으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이 글의 가치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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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 Comments 36
  1. ㅉㅉ 2016.08.22 17:34 신고 Modify/Delete Reply

    그냥 인간 쓰레기집단, 여자일베인데 무슨 이해를?

  2. dd 2016.08.22 18:04 신고 Modify/Delete Reply

    잔뜩 허세가 섞인 단어의 나열 뒤에 숨은건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장님같은 당신의 눈이로군요.
    이런 단어의 낭비같은 실드글을 쓰기 위해서 몇개의 글을 봤는지는 모르지만 마음 기저에 이것은 급진적인 페미니즘이자 여성의 과격한 목소리라는 멍청한 전제를 깔고 쓰는 글이니만큼 결론도 질낮고 과정은 멍청하네요.
    이런글로 다른 사람들의 눈에 시력감퇴를 불러 일으키지 말고 메갈리아에나 가세요. 얼어죽을.

  3. ?뭘보신건지 2016.08.22 18:07 신고 Modify/Delete Reply

    독립열사분들마저 재기하라며 모독하는 집단을 뭘 보고 옹호하시는건지?
    뭘 이야길 하려면 최소한 알아볼것은 알아보고 입을 열어야죠

  4. . 2016.08.22 18:20 신고 Modify/Delete Reply

    그렇게 자기 옹이구멍만한 눈으로 보고 싶은 거만 보고 사시길 바랍니다 ^^

  5. aefa 2016.08.22 18:35 신고 Modify/Delete Reply

    최소한의 팩트체크 후 글을 올려주시길 바랍니다.

    • BeGray 2016.08.23 23:31 신고 Modify/Delete

      팩트체크가 틀린 지점 있으시면 자료제시 해주세요. 읽어보겠습니다^^

  6. 2016.08.22 18:41 신고 Modify/Delete Reply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눈 먼 혐오종자들은 차치하고 메갈리아로 대표되는 현재 반여혐운동이 위치한 자리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네요.

    • BeGray 2016.08.23 23:31 신고 Modify/Delete

      흥미롭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팩트 2017.07.16 21:05 신고 Modify/Delete

      순수 남혐(태생적 여성이 아닌 모든존재 혐오)운동임. 반여혐운동은 무슨.

  7. 삼성을생각하며 2016.08.22 18:57 신고 Modify/Delete Reply

    메갈과 메갈4는 다르다...
    삼성 백혈병 사태에 책임은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안전관리팀장 과실이라고 봐도 되나요?
    삼성은 욕하면 안되는거구요. 글쵸?

  8. ㅁㅁ 2016.08.22 21:33 신고 Modify/Delete Reply

    첫 문단부터 글의 논지에 동의가 안 되네요. 홈페이지만 훑어 읽으면 단체에 대한 판단이 가능할까요.

    • BeGray 2016.08.23 23:32 신고 Modify/Delete

      그럼 ㅁㅁ 님께서는 무엇을 "근거로" 판단을 내리시는지 말씀해주시면 좀 더 이야기가 진전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 초짜임 2016.08.27 06:01 신고 Modify/Delete

      ㅁㅁ입니다. 보충을 하기 전에 비로그인 댓글을 열어놓으시고 하나하나 답글까지 다는 용기를 보여주신 데 대해 존경을 표하려 했으나, 안타깝게도 지금은 비로그인 댓글이 막혀 있더군요.

      티스토리 특성상 이는 좋은 담론의 형성을 막을 위험이 있지만, 아무래도 익명성 뒤에서 인신공격을 일삼는 이들도 있게 마련이니까요, 아무쪼록 반론에 대해 일방적으로 무시하는 기득권의 모습만 보이지 않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본문의 나머지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부분은 첫 문단과 두 번째 문단 첫 문장에 걸쳐서, 메갈리아4 페이스북 페이지의 게시물을 보고, "최근의 혐오표현을 문제삼으며 메갈+워마드를 문제삼는 사람, 그중에서 특히 "메갈"의 대표집단으로 메갈리아4 페이지를 짚으며 비난하는 사람들의 의견은 전혀 존중해줄 필요가 없다"고 일차적으로 결론내렸다는 부분입니다.

      메갈+워마드에 들어가 보셨는지, 또는 그 안에서 뭘 보셨는지는 본문에 적혀 있지 않으므로 모르겠으나, 메갈리아4 페이스북 페이지의 게시글만 읽고 메갈+워마드+메갈리아4 페이지에 대해 판단내리는 것은 어버이연합의 홈페이지를 보고 그 실체를 판단하는 것과 같은 오류입니다.

      실제로 본문에 언급되어 있듯 "메갈리아4 페이지에서 언급하는 대부분의 내용은 대학교 학부 교양수업이나 초보적인 여성주의 개설서 수준에서 다룰만한 주제들로, 반 사회적이라고 부를만한 요소가 거의 없"습니다. 아마 이 문장에 반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며, 그런 의미에서 페이지의 내용 자체를 문제시하는 누리꾼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압니다. 본문의 팩트체크를 지적하는 댓글은, 반 메갈리아 의견의 누리꾼들이 실제로 누구를 어떤 부분에서 비판하는지, 이른바 "쟁점"에 대해 이우창님께서 제대로 된 팩트체크를 하지 않으셨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저 역시 그런 뜻에서 올린 댓글이고요.

      쟁점을 확실히 하자는 겁니다. 메갈리아4 관리자가 직접 메갈리아 홈페이지에 올린 글(http://www.megalian.com/free/139152#)과 그 댓글에서 보듯, 성찰도 없이 날뛰는 워마드와 '씹치남 번식탈락'을 목표로 차근차근 활동한다는 메갈리아4의 논조가 다른 것은 사실입니다. 어째선지 이우창님의 본문은 오히려 메갈리아4의 게시글을 읽어보고 갑작스레 워마드까지 변호하는 논조인 듯 합니다만, 어쨌든 이 부분이 그렇게 중요한 지점은 아닙니다.

      쟁점은 '티셔츠 후원금의 용도'(어떤 부분에서 비판하는가)와, '그것을 지지하는 영향력 있는 인물'(누구를 비판하는가) 이렇게 2가지 입니다. 티셔츠의 문구라던가, 메갈리아4 페이지의 성향이라던가, 본문에서 지적하신 메갈리아의 스펙트럼이라던가, (마지막 논점은 어쩌면 약간의 의미를 가질 수 있겠으나) 사실 이번 논란에 크게 중요한 지점은 아닙니다. 단체의 스펙트럼이 넓다고 해서 그 중 극단적인 회원의 잘못이 없어지는 건 아니니까요.

      먼저 후원금 부분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메갈리아4 운영자는 텀블벅 코멘트 페이지(https://tumblbug.com/mersgall4/comment)에서 밝혔듯이, 티셔츠 후원금의 용도에 대해 설명하면서 마인드c 작가에의 댓글 등 인신공격성 모욕으로 기소된 피의자에게 법률 지원을 할 수 있다고 천명하였습니다. 또한 실제로 '핑크좆(남자 어린이) 먹고 싶다' 등의 발언을 하여 고발된 예비 유치원 여교사에게 법률 지원이 진행중이라는 메갈리아4 운영자의 발언도 있었습니다.

      물론 메갈리아4 운영자의 말마따나 변론 지원 그 자체는 살인용의자라도 인도적 차원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말로 인도적 지원이 있다면 그것은 고통받고 힘든 모든 사람에게 돌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메갈리아 활동 중 기소된 여성 등으로 지원 대상자를 명시하는 것은, 인도적 목적보다는 오히려 법에 저촉될 수 있는 극단적 메갈리아 활동을 옹호하고 조장할 목적으로 의심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역사학자 전우용씨가 이 티셔츠를 '일베 인증'과 비교한 적이 있었는데, '일베'와 '메갈리아' 둘 중 어떤 커뮤니티의 회원이 더 패륜적인 활동을 했는지를 떠나서, 저는 티셔츠가 메갈리아-워마드의 (법에 저촉될 만큼) 극단적인 활동에 대해 금전적 지원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베적 성향에의 '심리적 동조'인 일베 인증보다 가담의 정도가 심하다고 생각합니다. 여성들의 움직임이라서가 아니라 극단적 활동에 대해 더 많은 지원을 하고 있기 때문에 더 극렬한 반대가 나오는 것뿐이지요. 네, 위에서도 계속 언급되고 있지만, 메갈리아 이름을 걸고 활동하는 모든 사람들이 패륜아라는 게 아니라, 티셔츠 후원금이 개중 가장 극단적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원호한다는 심증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게 더 핵심적 쟁점과 가깝습니다. 아마 저와 입장을 공유하는 다른 누리꾼들도 비슷한 의견일 것입니다. 이우창님께서, 적어도 위의 전개에 대해선 본문의 초반부와 달리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또 하나 이번 논란의 특징은, 위와같이 누리꾼들이 보기에 문제가 있는 후원금이 천만원 넘게 모였음에도, 게임 캐릭터를 연기한 성우가 이것을 SNS에 인증하기 전까지 아무런 응징의 움직임이 없었다는 겁니다. 심지어 관심이 있는 사람도 별로 없었죠. 현재 벌어지고 있는 누리꾼의 움직임들 역시 메갈리아-워마드나 메갈리아4 페이지에 대한 직접적 공격이 아닙니다. 메갈리아의 행위에 별 문제가 없다는 '성우'에 하차 요구를 하고, '웹툰 작가'들을 보이콧하고 있으며, '정의당'을 탈당하고, '진보 언론'을 절독하고 있습니다. 이 것이 무슨 의미일까요. 저는 이우창님같은 인문학 연구자가 아니라 그저 무식한 필부이기 때문에, 미국의 만화 '스파이더맨'에 나오는 어구를 인용하고자 합니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세상은 넓고 미친놈은 많습니다. 어떤 패륜아가 길가던 사람에게 모욕적 언사를 내뱉을 수도 있는 것이고, 갑자기 폭행을 하거나 심하면 살인을 저지를 수도 있습니다. 이 때 일부 흉악한 케이스들은 공분을 사며 사회적 매장을 당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대중들의 무관심 속에 합당(하다고 판사가 판단)한 법적 처벌을 받습니다. 그러라고 있는 사법체계니까요.

      그러나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유명인 또는 언론이나 정치적 결사체가 범죄적 행동을 비호하는 것은 얘기가 다릅니다. 필부가 신분제를 옹호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교육부 정책기확관이 신분제를 옹호하면 사회적으로 지탄받고 파면당합니다. 그 사람이 국가의 교육정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영향력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선술했듯 소위 "메갈리아 티셔츠"에 대한 누리꾼들의 인식은, 메갈리아 계열 커뮤니티에서 법에 저촉될 수 있을 만큼 악질적인 표현들을 비호하고 조장하는 물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후원금이 모일 때까지 누리꾼들이 별다른 응징을 가하지 않은 것은, 법에 저촉되지만 않으면 본인의 돈을 사용하는 것은 자유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공인이나 언론이, 특히 이우창님의 본문처럼 무엇이 왜 비판받는지에 대한 철저한 조사 없이 티셔츠를 옹호한다면, 당연히 그 사회적 영향력의 정당성과 자격이 의심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누리꾼들의 보이콧이나 탈당도 이 맥락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쟁점과 관련해 지금 누리꾼들의 창끝이 정확히 어디로 향해 있는지, 잘 살펴 주셨으면 합니다.

      이우창님처럼 좋은 문장력이 있었다면 더 좋은 보충을 할 수 있었겠지만, 저로서는 이 두서없고 길기만 한 졸고가 한계인 것 같습니다. 난삽한 문장 끝까지 읽어주신 데에 감사드리며, 바라건대 이 논란의 전선, 쟁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신중하게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 BeGray 2016.08.28 11:56 신고 Modify/Delete

      먼저 로그인까지 하신 뒤 성의껏 댓글을 달아주신 점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합니다. 물론 제가 "기득권"이 될 일은 글쎄요, 쉽게 없을 것 같지만요^^;; 블로그 주인이 충분히 관리할 시간이 없어서 일시적인 조치를 취한 정도로 "기득권"이란 말을 들을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ㅎㅎㅎ

      어쨌든 초짜임 님에 대한 저의 존중에도 불구하고, 제 글의 주요한 논지에 대한 이해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아(이 글은 제가 쓰는 글 중에서는 그렇게 어려운 편은 아닙니다만ㅠㅠ) 몇 가지 답변을 해야 할 것 같네요.

      1. "메갈리아4 페이스북 페이지의 게시글만 읽고 메갈+워마드+메갈리아4 페이지에 대해 판단내리는 것은 어버이연합의 홈페이지를 보고 그 실체를 판단하는 것과 같은 오류"

      -> 저는 우리가 넓은 의미로 "메갈리아"라고 부르는 (만약 워마드를 감안한다면 "불렀던") 집단의 다양한 면모를 이해하는데 관심이 있습니다. 모든 메갈리안/지지자들이 메갈리아4와 같다고 읽으셨다면(도대체 어떻게?), 그건 확실히 제가 글에서 말한 바가 아닙니다. 저의 요점은 메갈리아 현상과 그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사람들의 움직임을 위해서는 그들이 얼마나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는지(그중에선 당연히 초짜임 님이 지적하신 바와 같이 문제적 언행을 보여준 이들도 속해있을 겁니다; 그리고 저는 제 글 어디에서도 이들에 대해 무조건적인 면죄부를 주어야 한다고 주장한 적이 없습니다; 만약 단체에 문제적인 회원이 발생했을 경우 해당 단체 전체를 단죄해야 한다면 우리는 DCinside는 물론이고 대부분의 남초커뮤니티를 철폐해야 할 것입니다)를 객관적으로 보고 왜 그렇게 다양한 이들이 (일시적으로나마) 하나의 정체성을 선택했는지, 그리고 거기에서 무슨 일들이 생겼는지 짚는 게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2. "쟁점은 '티셔츠 후원금의 용도'(어떤 부분에서 비판하는가)와, '그것을 지지하는 영향력 있는 인물'(누구를 비판하는가) 이렇게 2가지"
      -> 1번의 마지막에서 말씀드린 목적에서 볼 때, 넓은 의미의 메갈리아 현상을 이해하는데 이 두 가지 쟁점은 그다지 큰 의미를 갖지 않습니다; 이것들은 누군가를 비판하는 게 타당한가 아닌가, 정확히는 현재의 메갈리아 사냥의 정당성을 승인해주기 위해 선별된 질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객관적으로 보아 그렇죠), 저는 이런 일종의 도덕주의적 프레임이 메갈리아라는 집단을 역사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는커녕 방해가 된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유럽 중세를 역사적으로 이해하는데 "그래서 성직자들이 좋다는 거냐 나쁘다는 거냐"가 별 의미없는 질문이 되어버리는 거랑 똑같은 거죠. 초짜임 님을 비롯해서 많은 분들에게 메갈리아의 도덕적 문제점을 이야기하는 게 중요한 주제일 순 있습니다만, 제 글은 애초에 그와 다른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저는 솔직히 말해 이 글에 이토록 많은 댓글이 달린 걸 보면 좀 어처구니가 없는 기분이 듭니다.

      티셔츠 건에 대해서는 메갈리아 비판자/지지자 양 측에서 워낙 많은 논의들이 나왔고 저는 지금 굳이 여기서 그걸 되풀이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 글 어디에서도 "티셔츠"를 언급하지 않는 건 분명하고, 그걸 언급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 현상을--즉 작년 중반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온라인 여성주의의 대대적인 부흥을--제대로 이해하지 않는 거라고 누군가가 주장한다면, 저는 그 사람의 지성을 의심하겠죠.


      요컨대, 초짜임 님께서 현재의 메갈리아 사냥을 도덕적으로 정당화하시고자 하는 마음은 잘 알겠습니다만(다만 저라면 메갈리아 사냥을 "누리꾼"이라는 단어로 퉁치진 못할 것 같습니다; 이 상황은 온라인 전체에서 볼 때 논쟁적인 구도에 있는 걸 모두가 알고 있는데 저 워딩은 마치 모든 누리꾼들이 메갈리아 사냥을 지지한다는 착시현상을 제공할 위험이 있죠), 이 글은 그것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습니다. 연관이 있다면, "메갈리아4 페이지"에 대해 언급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못된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는 걸 지적하는 정도겠죠.

      P.S. 제 생각에 메갈리아4가 티셔츠 모금을 통해 고소당한 이들에 대한 금전적 지원을 한다고 밝혔을 때 이것을 모든 혐오발언에 대한 동조라고 봐야 한다는 초짜임 님의 주장이 정당화되려면 실제로 어떤 사람들에게 지원금이 배부되는지를 먼저 짚으면서 논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남자 어린이"에 대한 페도필리아적 발언으로 기소된 교사의 경우, 저는 그의 발언이 썩 사려깊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만, 그와 그의 지지자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그게 단지 남초 커뮤니티 곳곳에 만연한 페도필리아적 언행에 대한 풍자인지 여부도 검토해야겠네요). 지금 상태에서 초짜임 님의 주장은 제시하신 근거에 비해 너무 비약이 큽니다.

  9. palima 2016.08.22 23:35 신고 Modify/Delete Reply

    저번 정의당 TF 글 이후로 이렇게 빠르게 새 글을 쓰실줄이야
    "온라인 여성주의자들이 결집할 경우 공식적인 제도/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었다."
    이 부분 정말 공감되네요 저도 저런 무기력함을 가지고 있었으니까요. 여성주의로 사회에 변화를 일으켰다는 실감 그것이 작은 것일지라도 그런 경험을 하나라도 가지고 있는것과 하나도 없는 것은 천지차이더라구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BeGray 2016.08.23 23:33 신고 Modify/Delete

      아 사실 몇 주 전부터 정리를 해보려고 노력하던 주제라... 이것도 사실 중간노트 정도의 느낌이지 않을까 합니다. 따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0. 에그몬 2016.08.23 00:17 신고 Modify/Delete Reply

    메갈에서 나온 워마드는 반사회집단이나 메갈리아는 아니라는거죠??그럼 일베는요..??메갈리아에 있는 혐오적인 게시물이 여성인권신장이랑 무슨 상관인가요..목적이 정당하면 수단이 아무리 폭력적이고 혐오스럽다도 다 용서된다는 말씀인가요..??

    • BeGray 2016.08.23 23:33 신고 Modify/Delete

      그건 비약이 좀 심한데요? 좀 더 정리된 질문으로 말씀해주시면 답변해보겠습니다.

  11. 2016.08.23 09:24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2. 이불킥 2016.08.23 10:55 신고 Modify/Delete Reply

    나중에 이불킥 하지마시고 그냥 지우세요....
    하긴 메핑턴에 글 있어서 안될려나...?

    • BeGray 2016.08.23 23:34 신고 Modify/Delete

      제 생각엔 이불킥 님께서는 무슨 글을 쓰시든 나중에 이불킥을 할 만한 책임감을 애초에 느끼지 못할 것 같아서, 유감스럽게도 코멘트를 별로 존중해드리고 싶지 않네요 :)

  13. dede 2016.08.23 20:06 신고 Modify/Delete Reply

    캬 인문학도 글 수준!!
    충분한 사실없이 지나치게 단순한 결론에 도달한 글 잘 봤습니다^^

    • BeGray 2016.08.23 23:35 신고 Modify/Delete

      ^^남의 말을 흉내내는 것밖에 못하는 분이라니, 외람되지만 안타깝다고 생각합니다 ㅋ

  14. 소년의 노래 2016.08.24 03:41 신고 Modify/Delete Reply

    어차피 개인블로그고 본인이 알아서 하시겠지만, 굳이 대꾸하지 않아도 될 댓글들에 일일이 대꾸하실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나저나 이 조용한(?)블로그에 이렇게 열광적인 반응들이라니...팬으로서 아주 기분이 좋습니다. 흥해라!

    • BeGray 2016.08.28 11:23 신고 Modify/Delete

      요즘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다보니 이런 식으로 흥하게 될 줄은...^^

  15. 상상몽 (相想夢) 2016.08.24 10:41 신고 Modify/Delete Reply

    관련 글을 읽다 여기까지 왔네요 ㅎㅎ

    본문중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2015년 중반부터 1년 여 간 메갈리아라는 이름은 온라인 여성주의자들이 현실의 행위자로 활동하기 위해 이용할 수 있는 사실상의 유일한 선택지였다는 사실이다"

    이부분에 "사실상의 유일하게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선택지" 라는 말이 추가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전부터 온/오프라인 미디어에 관련된 글들은 많이 있었고 세미나, 강좌 등 해당 정보에 대해서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효과적이라고 해도 혐오를 조장하거나 범법행위 (각종 모욕, 신상 털이 등) 는 해서는 안될 일입니다.

    워...쓰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아래 내용은 지웠습니다^^;
    그저 이제는 새로운 단체 혹은 미디어로 독립하는게 좋을 것 같다는 내용이었습니다.

    * 일간에서는 여자4, 무슨무슨4 라는 드립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다르다고 외쳐도 확실하게 선을 긋고 전혀 다른 이름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같은 단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 BeGray 2016.08.28 11:26 신고 Modify/Delete

      "아무리 효과적이라고 해도 혐오를 조장하거나 범법행위 (각종 모욕, 신상 털이 등) 는 해서는 안될 일" -> 동의합니다; 저는 비록 이 행위를 완전히 소거하기 위해서는 좀 더 복잡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말입니다.

      메갈리아 혹은 미러링 이후에 대한 이야기들은 점점 나오고 있고, 저는 한편으로는 메갈리아를 역사적으로 이해하는 것과 함께 다른 한편으로 그러한 움직임에 주목하는 게 생산적이라고 생각합니다(저의 글은 이 경우 전자에 속해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식의 사냥 혹은 비아냥들보다는 말이죠.

    • 상상몽 (相想夢) 2016.08.31 10:50 신고 Modify/Delete

      BeGray / "메갈리아를 역사적으로 이해하는 것과 함께 다른 한편으로 그러한 움직임에 주목하는 게 생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이부분에 동의 합니다.

      이제는 뭔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야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극단적인 움직임으로 이슈를 만들었다면 이를 해소하고 현 상황의 문제점을 바로잡고 나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16. 이지훈 2016.09.21 09:42 신고 Modify/Delete Reply

    공부한다고 페북은 비활 걸어놓고 여기저기 기웃기웃하다가 오랜만에 우창님 블로그를 왔는데 이게 왠 콜로세움 인가요 ㅋㅋㅋㅋㅋ

    • BeGray 2016.09.24 02:51 신고 Modify/Delete

      ㅋㅋㅋㅋㅋ 보시다시피 저는 돌풍을 관찰하기 위해 한 발짝 다가섰을 뿐입니다 ㅋㅋㅋ 예전 일베에서 온 친구들이랑 키배뜰 때만큼 흥미진진하진 않았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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