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G. A. 포콕의 영면에 부쳐

Comment 2023. 12. 15. 09:07

2023년 12월 15일, J. G. A. 포콕(J. G. A. Pocock)이 99세의 나이로 영면했다. 현대의 가장 중요한 지성사가이자(여기에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가장 뛰어난 인문학 연구자(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가 오랜 학문적 여정을 마치고 이제 안식의 길로 갔다. 지난 10년 간 나의 지적인 삶에서 중요했던 순간을 꼽는다면, 거기에는 2014-15년 <마키아벨리언 모멘트>를 세 번에 걸쳐 읽은 시간과 2018-19년 한 해 동안 <야만과 종교> 전권을 읽은 세미나를 빠트릴 수 없다. 한국에서 포콕은 대체로 <마키아벨리언 모멘트>와 공화주의론으로 알려져 있으며--그러나 해당 도서를 실제로 끝까지 읽어보면 저자는 더는 공화주의가 유의미한 정치사상으로 성립할 수 없게 된 역사적 과정을 그리고 있다--18세기 영국 전공자 일부가 논문집 <미덕, 상업, 역사>를 읽는 정도다. 하지만 공화주의와 상업의 문제는 그가 다룬 광범위한 주제 중 일부에 불과하며, 나는 그게 포콕의 가장 중요한 기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언젠가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할 수 있기를 바란다).

마침 몇 년 전부터 포콕의 <야만과 종교>를 소개하는 글을 띄엄띄엄 준비해왔는데, 이번 겨울에야말로 마무리를 지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아래는 역시 뛰어난 지성사가인 콜린 키드(Colin Kidd)의 추도문이다.

https://www.intellectualhistory.net/news/john-pocock-1924-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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