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의의 역사: 오해와 진실?

Comment 2017.10.07 05:41
연휴를 원고마감에 통째로 갈아넣느라--이거 마치고 나면 11월 중순까지 쓰기로 한 서평원고 하나 빼고는 올해 말까지 다른 일을 더 안 맡고 전공 위주로 내 공부만 할 생각이다--정신없는 와중 갑자기 자유주의의 역사 관련해 답변할 일이 생겨서 답변을 짧게 옮겨놓는다.

*사람들이 서구 근대 자유주의에 대해 갖고 있는 통념은
1) 서구 17세기 홉스와 로크 등으로부터 기원해 계속 영향력을 확장해왔으며
2) 특히 개인의 권리·자유에 집중하는 반공동체적 개인주의에 입각하며
3) 로크식의 소유권/재산권(property) 절대화에서 볼 수 있듯, 공동체와 종교를 부정하는 세속적이고 속물적인 부르주아 담론이다--

쯤이 되겠다. 특히 맥퍼슨의 영향을 받은 진보좌파들, 아니면 유교주의자들처럼 전통·공동체 지향적인 보수주의자들이 이런 입장을 한 치의 의심없이 갖고 있으며, 특히 이른바 '대륙철학'을 공부한 사람들도 영국 지성사에 별 관심이 없다보니 저렇게 생각해버리곤 한다(최근에 내가 보는 사례들은 공교롭게도 다 헤겔과 엮인 사람들이었다).

*역사적 자유주의는 지금도 계속해서 연구가 쏟아져 나오는 주제고 나도 제대로 스칼라십을 추적한 게 아니라서 확신을 갖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지금까지 나온 몇몇 연구들만 종합해도 위의 테제들은 전부 반론의 여지가 있다. 몇 가지를 나열하면

1) 18-19세기에 로크의 정치사상이 가진 영향력은 매우 제한적이었고, 자연적 자유natural liberty를 절대화한 건 당시의 주류가 아니라 급진파들이다. 그리고 래디컬들은 일단 영국 명예혁명 이후 한번 밀려나고 프랑스 혁명이 초래한 반동기에서 완전히 비주류로 몰려난다(영국과 프랑스는 거의 확실히 그렇고, 미국도 크게 보면 점점 로키안들이 시대착오적 인물로 취급받는 것 같다). 인식론·심리학·교육·관용론 순으로 인기있었고 정치사상가로는 걍 옛날 빨갱이 취급받던 로크의 정치철학은 18-19세기 동안은 마이너한 급진파들을 통해 비밀리에(?) 전해져오다가--가령 프랑스 백과전서파들이 검열을 피하려고 원 저자 안 밝히고 몰래 몇 단락 가져다 쓴다든가--혁명기 전후에 잠깐 반짝하고 다시금 수그러드는 정도였는데, 알 수 없는 이유로 20세기 초중반을 거치면서 (우파적) 자유주의자들이 발명해낸 자유주의 전통의 기원이 되어버린다. 본인 시대에 빨갱이(?)가 냉전기 자유주의자들의 조상님이 되는 거야말로 사상사 최대의 아이러니.

2) 인권 같은 개인의 본원적 자유가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는 건 대략 1930년대 말 교황과 카톨릭 철학자들이 토마스주의를 연상케하는 자연권 스타일의 인권 개념을 다시 꺼내면서. 당연히 부르주아 진보 이런 게 아니라 나치, 파시즘, 공산주의 같이 국가의 힘으로 개인의 종교를 위협할 수 있는 세력들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인권이 대중적인 언어로 퍼진 건 미국 기준으로 빨라야 1960년대 말 쯤. 이건 2010년대 인권 관련 사상사·지성사 연구흐름이 한국에 제대로 소개가 안 되고 있어서 더 안 알려진 것 같다(주요 연구 몇 개 정리해서 올려야겠다고 생각은 하는데 다른 공부할 게 너무 많다 ㅠㅠ).

3) 현대 인권의 기원을 봐도 그렇고, 평생 자연법과 신의 뜻 같은 문제에 골머리를 싸맸던 로크도 그렇고 개인의 권리 담론 자체가 특별히 비종교적이거나 세속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 로크의 종교 문제는 60년대 후반 존 던(John Dunn)의 기념비적인 연구 이후로 중요한 논쟁주제였는데, 몇몇 스트라우시안이나 (아직 사상사를 따라가보지 않은) 미국 정치철학자들 빼면 로크에게서 기독교는 그저 장식이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점점 희귀해지는 것처럼 보인다. 90년대-2000년대쯤 오면 좀 더 재밌는 주제는 차라리 로크가 무슨 종파였는지에 대한 연구 같다(소치니파인가, 유니태리언인가?). 실제로 로크를 단순한 세속주의자로 보면 관용론이랑 심리학(<인간지성론>ECHU)부터 틀이 다 안 맞는다. 인권? 처음부터 인격주의personalism나 존엄성dignity, 천부적 권리 같은 거 말하는데 진짜 세속주의자가 이런 이야기 하겠나.

4) 실제로 자유주의가 모두 반 공동체적이냐면...19세기 말 영국의 새 자유주의new-liberalism 같은 걸 보면 공동체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새 자유주의에 대한 철학사적 조명은 1990년대 말-2000년대부터 이뤄지기 시작했는데, 한국 철학과에서 이런 걸 다루는 사람이 누가 있는진 모르겠다). 이 시기 영국은 오늘날 생각하면 놀랍게도 칸트, 헤겔 같은 독일철학이나 플라톤 같은 그리스 철학에서 영향을 받은 idealism의 사도들이 사회 곳곳에서 사회개혁을 외치던 시기였고(이들 중 일부는 복지국가의 틀을 짜는 길로 들어간다), 새 자유주의자들도 여기에 속한다. 공동체보다 개인의 권리가 더 중요하다고 외치는 사람이 있다면 새 자유주의자들은 공동체·정치체와 동떨어진 개인들은 있을 수 없다고 반론했을 거다. 버트런드 러셀 같은 '분석적인' 친구들이 영국의 헤겔리안 브래들리 같은 자기 선배들을 파묻어 버리려고 그렇게 발악을 했고 그래서 19세기 후반의 영국 철학사가 긴 기간 동안 묻혀있던 감은 있는데 한 시대의 사상적 조류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5) 로크의 재산권 문제는 역시 연구사가 있는데 아직 안 따라가봐서 모르겠으나, 소유권과 용익권도 후기 중세 올라가보면 프란치스코 파를 둘러싼 논쟁처럼 카톨릭 내에 오래된 대립구도가 있다. 보통 프로테스탄트는 여러 종파고 카톨릭은 하나인 것처럼 생각하기 쉬운데, 기독교 사상사를 조금 들여다보면 카톨릭도 전혀 하나의 입장만 있는 게 아니다... 그 정도 역사와 규모를 가진 집단이 의견이 그렇게 깔끔하게 일치할 리가 없잖아. 권리 언어가 카톨릭에서 마이너가 된 건 초기근대-근대 시기에 걸친 일이고, 16-17세기 스페인의 후기 스콜라주의자들을 보면 자연권 잘도 이야기한다. 그로티우스, 홉스, 푸펜도르프 같은 17세기의 대표적인 자연권 이론가들도 당연히 후기 스콜라주의 논의의 영향 하에 있다.

*이런 정리를 하면서 유념해야 할 교훈들.

1) 자유주의의 역사를 생각하기 이전에 우리가 생각하는 자유주의가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부터 질문해야 한다. 특히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지금 한국에서 자유주의의 역사 관련해서 나온 여러 개설서 중에 좀 큰 틀에서 맞는 게...내가 다 본 건 아니지만 내가 본 것들 중엔 없었다.
2) 우리가 "자유주의"라고 묶어서 생각하는 여러 요소들이 사실 전부 자유주의 전통에서 왔다고 믿을 이유는 없다. 찬찬히 하나씩 뗴어놓고 살펴보면 자유주의는 이런 거다!라고 외치는 말들이 뭔가 수상쩍다는 걸 깨달을 수 있다.
3) 개인의 자유 <-> 공동체, 개인의 권리 <-> 종교적 의무 같은 도식이 보편적이라고 믿지 마라. 특히 문학·정치 쪽에서 (진보적) 이론을 하는 사람들은 종종 역사는 답답하고 구닥다리고 이론이 뭔가 새로운 가능성이 있다고 믿곤 하는데, 역사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이론보다 압도적으로 골떄리는 케이스들이 많다.
4) 1970-80년대 미국 자유주의가 그 이전 시대의 여러 흐름들이 필연적으로 도달해야 할 목적인telos이라고 생각하는 건 매우 비역사적인 사고다. 17세기와 20세기 후반을 직선으로 그을 수 있다는 과감한 믿음을 견지해야 할 이유는 없다.
5) 그래서 자유주의가 뭐냐고 묻는다면, 글쎄, 어느 시대 어디?라고 먼저 반문하게 될 것 같다. 어쨌든 나는 19세기 전에는 역사적 실체로서 "자유주의"란 말을 쓰지 않는 게 현재로서는 현명하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오늘날 이 단어는 많은 정치적 수사들이 그렇듯 다양한 용법을 지니고 있고, 나는 1990년대부터의 한국의 경우 정치적·문화적인 영역에서 "진보 자유주의자", 경제적 영역에서는 시장원칙·소비·재산권 행사 등을 강조하는 자유주의자가 있으며 양자가 반드시 일치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함께 볼만한 글들.

1) 시덴톱의 책에 대한 나의 서평인데 자유주의 논쟁의 맥락을 본문과 주석에 나누어 어느 정도 설명해놓았다.
http://begray.tistory.com/426

2) 지성사·정치사상사를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독학자용 독서 리스트
http://begray.tistory.com/422

3) 로크 정치사상의 영향력에 관해 나와 영찬님이 나눈 대화를 정리한 포스팅. 나의 글과 내가 공유한 영찬 님의 본문을 함께 볼 것.
https://www.facebook.com/leewcman/posts/686077281547689

4) 후기 빅토리아 시기의 제국·자유주의 등을 주로 연구해온 Duncan Bell의 "What is LIberalism?". 이른바 로크를 기원으로 하는 자유주의의 전통적인 오해들을 검토하고 "자유주의의 역사"가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를 명료하게 정리하고 있다. 영어 논문이지만 그다지 어렵지 않으니 이 주제에 관심이 있다면 꼭 읽기를 권한다(링크는 무료로 공개된 pdf파일이다).

https://ia601200.us.archive.org/22/items/Duncan-Bell_2014_What-is-Liberalism/Bell_-_What_is_Liberalism_final.pdf




*3번 링크가 열람이 안 된다는 분들이 계셔서 코멘트를 옮겨놓는다.


먼저 영찬 님의 코멘트:


"(whiggism과 liberal 이 대립한다는)이 충격입니다 ㅠㅠ!!! 그럼 로크는 나중에 역수입이라도 되나요?!" 라는 지인의 말에 둘이서 이를 더 찾아본 결과..... (https://www.facebook.com/justin.y.choi/posts/10156149849010265)


로크가 19세기 중반에 미국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는 지는 좀 더 찾아봐야하겠지만 (대강 rationalist로 분류됨 -_-?), 1908년의 우드로 윌슨의 책 constitutional government in the United States를 보면 자연권은 18세기 뽕쟁이의 헛소리 정도로 받아들여지는 걸 볼 수 있다. 특히 남부 데모크랏에게서 인식이 이 정도라는건 이미 liberty에 대한 인식은 소멸로 보면 됨.


영국은 잘 모르겟지만 미국의 경우, 이런 자연권 - individual liberty가 프로그레시브의 손에 소멸되었다는 사실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무자비한 gilded age 자본주의로 부터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이론화된 economic right를 받아들인 프로그레시브는 반대로 개인 재산권의 뿌리가 되는 individual right를 죽여야 했다.


이로 인해 19세기 말부터 1920년대 까지 individual liberty의 핵심이자 헌법적 재산권의 근간이었던 liberty of contract를 파기하기 위해 (특히 노동근무시간을 10시간으로 제한하려했던 로크너 케이스는 '계약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패배; 이후 로크너는 드레드 스콧과 함께 대법원 최악의 판결로 리버럴 사이에서 꼽힌다) 시정부, 주의회, 그리고 대법원에서 'clasical liberal'들과 싸웠고 결국에는 FDR아래 뉴딜이라는 승리로 이끌었다.


19세기 말이 되면 17-18세기의 liberty, 특히 로크식의 자유권에 매달리는 고전적 리버럴들은 21세기 연세대 NL 주체파 만큼이나 희귀한 종자가 되었고, 대신 '사회과학'으로 무장하고 police power를 두른 프로그레시브에게 씨가 말려지는 상황으로 치달았다. 심지어 남부의 대표 지식인 우드로 윌슨까지도 프로그레시브로 변절함....


1930년이 되면 liberty는 몇몇 철학자나 신학자를 제외하고는 오늘날 fraternité 만큼이나 철지난 개념이 되어버려, 대신 independence, autonomy 등이 쓰이는 상황이 됨. 당시 liberty를 옹호하는 집단은 예방접종을 거부하는 집단 정도... (대법원 명령으로 경찰서에 끌려와서 예방접종 당함...) 이렇다보니 이 당시에 심각한 얼굴로 liberty를 주장하면 약간 또라이 취급....


또 1900-1920년대까지 liberty가 심각하게 쓰이는 케이스는 요즘 법학자들이 밝히고 있듯이 liberty of conscience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었다. 전통적으로 liberty of conscience는 펜실베니아의 메노나이트들을 보호하기 위한 예외법령으로 이해되어졌고, 프로그레시브의 다수는 정부의 공산주의자, 반전 평화주의자, 그리고 무정부주의자들을 탄압을 지지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서는 ACLU에 대하여 더 찾아볼것~


그럼 20세기 초 철저하게 매장된 자연권/liberty는 어찌 되살아 나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되돌아 온다.


이 부분은 나도 더 찾아봐야 하는 고로 20000~ 

[2016. 9. 29.]




다음은 나의 코멘트:

공유한 글에 언급된 것처럼 나와 영찬님은 과연 로크(John Locke)가 실제로 후대에 끼친 영향이 어느 정도였나를 주제로 이야기를 했다(물론 기본적으로는 내가 묻고 영찬 님이 답하는 형식이었다^^). 대략 "영미 모두에서 인식론, <인간지성론> _An Essay Concerning Human Understanding_ 및 <교육론> _Some Thoughts concerning Education_ 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 하지만 18-19세기까지 미국에 로크의 정치철학의 영향력은 미미했다"는 어느 정도 합의된 것 같은데, 그럼 19세기 후반 이후 미국과 18-19세기 영국은 어땠나라는 질문이 남는다. 공유한 글이 20세기 초반 미국에서 로크 혹은 우리가 (로크적) 자연권이라고 부르는 개념이 어떻게 받아들여졌는가를 소개한다면, 나는 18-19세기 영국에서 로크가 어떻게 수용되었는가에 좀 더 많은 호기심을 갖고 있다. 이하는 그때 이야기하면서 1660년대부터 2016년까지 존 로크 관련 문헌들을 정리해놓은 무시무시한 Bibliography(https://www.libraries.psu.edu/tas/locke/bib/index.html#toc)를 훑어보면서 간단하게 정리한 내용.


1) 로크를 언급한 문헌은 18세기 들어가서 로크가 죽은 다음에 점점 언급 문헌 수가 떨어지다가...1790년대 전후에 잠깐 올라갔다가...1800년, 19세기는 정말 확 줄어든다. 1829년에 갑자기 로크에 대한 biographical writing이 여러 건 나오고, 1880년에 문헌 수가 갑자기 확 폭발한 뒤...1930년대 초반부터는 로크에 대한 관심사가 엄청 증가. 그리고 냉전기부터는 역시 증대. 즉 로크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이긴 했지만 19세기 후반부터 서서히 증대하다가 냉전 구도가 가시화되면서 폭발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2) <통치론>_Two Treatises of Government_ 판본의 출간을 추적하면...18세기부터 확 줄어들었다가 1770년대에 좀 부활하고 1790년대에 많이 나오는데, 흥미롭게도 더블린에서 많이 출간된다. 교육론이나 인식론은 abridgment 까지 합치면 훨씬 꾸준히 많이 나온다; 로크가 주로 어떻게 수용되었나 하면 결국 철학자, 교육학자 아니면 자기계발서(?) 쪽이지 않았나 싶다.


3) 아일랜드의 로크 정치철학에 대한 관심사는 주목할 만한데, 18세기 후반 아일랜드에서 교육론(STCE)은 1778년 1번, 인식론(ECHU)은 72년, 77년, 86년에 총 세번 나오는데 비해 근데 TTG만 1766, 1779, 1794, 1798(2회) 해서 총 5회 출판된다. 로크의 다른 인기 있는 책들, 관용에 대한 서한이나 기독교의 합리성은 아예 더블린에서 따로 출판이 안 된다. 생각해보면 1790년대에 대표적인 자연권 이데올로그인 톰 페인도 대대적인 베스트셀러가 되고...이 시기에 자연권에 대한 논의가 폭증하고 이러한 맥락 하에서 로크의 정치철학에 대한 관심이 잠시 다시 나오는 게 아닌가 가설을 제기해볼 수 있겠다.


로크 비/수용의 맥락, 즉 왜 무시당했고 왜 받아들여졌는가만 역사적으로 재구성해도 17세기 이후 서구(영미) 정치사상의 중요한 흐름을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 이 이야기가 왜 중요하냐면, 20세기 후반 이후 사상사를 어느 정도 따라가보면 상당히 흔한 이야기가 됐지만, "로크로부터 기원해 점차 확장되며 자리잡아온 현대 자유민주주의"란 사상사적 설명 자체가 계속 깨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자유주의 정치철학자로서의 로크는 20세기 초중반에 들어와서 사실상 재발명된 이미지에 가깝다. 그리고 이 테제를 받아들이면, 역사를 자유주의의 점진적인 승리과정으로 이해해온 입장이나, 똑같은 테제를 일종의 타락의 역사로 전유해온 좌파적 서사나 다 근거가 밑둥부터 흔들리게 된다. 사실 이 얘기가 이미 반 세기 전 존 던(John Dunn)이 1968년 <존 로크의 정치사상>_The Political Thought of John Locke_에서 맥퍼슨과 스트라우스, 그리고 미국 자유주의 계열 사상사가들을 다 두들겨 까면서 했던 얘기라는 건 함정.

[2016.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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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년의 노래 2017.10.07 06:28 신고 Modify/Delete Reply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글이네요. 제가 원체 자유주의를 싫어하는 사람이라...ㅎㅎ

    그래도 한 가지는 확신하는 게, '정치•문화적'으로 진보적인 자유주의자들이야 따져볼 측면이 많다 쳐도, '시장원칙·소비·재산권 행사 등을 강조하는 자유주의자'들은 오늘날 타락할 대로 타락했다는 점입니다. 이들을 극우파들이라고 분류하고 싶을 만큼이요. 여러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며 그들의 투명한 내면을 보여주는 여러 글들을 읽으며 적어도 그들이 공동체를 진보시키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는 존재들이라는 사실을 저는 확실하게 느꼈습니다.

    • BeGray 2017.10.08 10:43 신고 Modify/Delete

      ㅎㅎㅎ 경제적 자유주의자라고 하더라도 상황과 맥락에 따라 다양한 사람들이 있는데요, 오늘날 한국에서 경제적 자유주의자를 자처하는 사람들 중 다소 사고의 밸런스가 안 맞는 분들이 있는 건 사실인 듯 싶긴 합니다 ㅎㅎ

  2. 페북링크 2017.10.07 08:46 신고 Modify/Delete Reply

    페북 링크 걸어두신거 안열리는데요!

    • BeGray 2017.10.08 10:42 신고 Modify/Delete

      아예 해당 내용을 본 블로그 포스팅 내에 옮겨두었습니다 ㅎㅎ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3. 고경현 2017.10.11 14:37 신고 Modify/Delete Reply

    잘 읽었습니다 덕분에 좋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4. 2017.10.24 12:00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eGray 2017.10.27 12:01 신고 Modify/Delete

      제가 해당 강의를 안 들어봐서 모르겠는데, 찾아볼 수 있는 자료가 있다면 훑어보고 답변을 달겠습니다 ㅎㅎ

  5. . 2017.10.24 15:17 신고 Modify/Delete Reply

    (코멘트 알람용)

    • BeGray 2017.11.05 01:24 신고 Modify/Delete

      답변이 많이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아트앤스터디를 찾아보니까 이진우 선생으로 나오는 건 없고 '이정우' 선생의 철학사 입문 강좌는 나오더군요. 제가 철학전공자가 아니기 때문에 이정우 선생의 커리큘럼이 철학사에 대한 안내로는 어떤지 평할 수 없고, 다만 목차와 교안 등을 훑어볼 때 서구 초기근대-근대정치사상에 대한 입문으로서는 반 세기 가량의 정치사상사를 거의 반영하지 못한 강의로 보입니다. 철학적으로는... 특히 근현대를 볼 때 기본적으로 한국에서 1980년대 후반-2000년대에 특히 신좌파/포스트이론을 받아들인 사람들이 공유한 철학사를 기술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아마 오늘날의 연구사에서는 이러한 틀을 그다지 유의미하게 수용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 시기에 공유된 틀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수강하셔도 무방하고, 그게 아니라면 수강하신다고 해도 어느 정도 거리를 갖고 들으시는 게 낫겠다고 답변드릴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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